-
-
옛날 옛적 마모코 ㅣ 마모코 이야기 1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다니엘 미지엘린스키 글.그림, 최성은 옮김 / 두레아이들 / 2013년 12월
평점 :

조카와 함께 읽은 <작은 도시 마모코>가 나 혼자 읽었을때보다 더 재밌길래 주저없이 사게 된 마모코 1편이다. 제목에 마모코가 들어가 있어서 두 책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제목에 이미 다 나와있는 거더라. <작은 도시>가 다분히 현대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면 <옛날옛적 마모코>는 낭만이 흐르는 중세 시절정도라고나 할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래도 등장인물들은 같겠지 했는데, 이 저자들 생각에는 몇 백년이나 사는 사람들은 없으니, 시간대가 다른 책들 속에서 같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했던 모양이다. 해서 마모코라는 도시 이름 외에는 연결점이 없다는 것이 특징. 뭐, 그 외에는 같은 부부 작가가 그리고 구상한 것이니 분위기만은 다를 것이 없었다 하겠다. 일단 비주얼 면에서 첫 정이라 그런가 <작은 도시>가 훨씬 나아 보인다. 약간 실망을 하는 가운데, 이 책을 먼저 본 조카에게 넌 어느것이 더 낫더냐고 물으니 둘 다 똑같이 재밌었다고 한다. 그 말에 기운을 얻어 다시 보게 된 책...첫 인상보다는 그럭저럭 나았다. 거기에 2편에서도 등장한 인물을 이 책속에서도 곧바로 알아볼 수 있어 반가웠다. 그는 바로 다름 아닌, 외계인 지그문트...그를 알고보니 마모트를 무척 사랑해서 종종 카메라를 들고 방문하는 모양이었다. 그가 여전히 마모트를 이리저리 구경하는 가운데, 옛날 옛적 마모토에서는 여전히 이런 저런 사건이 일어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뜨이는 사건은 커다란 용이 갑자기 나타나 사자왕을 납치한 사건이다. 하늘로 잡혀 올라간 왕은 당황을 하고, 그를 구출하기 위해 사슴 궁수가 열심히 좇아 다니면서 활을 쏘아 대지만, 정작 맞추는 것은 용이 아니라 지나가는 무고한 시민들이다.왕이 납치된 것을 본 여자 마법사 바시아는 용이 마법에 걸린 것이라는걸 단박에 알아채고 그 마법을 풀어줄 주술약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과연 그녀는 시간 내에 마법의 약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 치호미스는 과연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종이 쪼가리를 들고 여기저기를 헤매다 그가 땅속으로 들어간 까닭은?...이렇게 책 갈피를 열심히 뒤적이다 보면 저자가 책 안에 빼곡하게 담아 놓은 여러 이야기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보물찾기처럼 그림을 찾아 다니면서 이야기를 이리저리 맞춰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아이들에게 추리력과 집중력을 키워준다고 선전을 하던데, 키워준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을 읽는데 그런 것들이 필요한다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해서 열심히 들여다 보고 이야기를 짜 맞춰야 한다는 것이 좋았다. 그렇기에 혼자 보기보단 둘이 보는 것이 더 재밌다. 서로 찾아가면서 자신이 찾아낸 것을 말해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 역시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조카에게 사 준 것이 2주쯤 전인데, 나에게 보여주겠다면서 가져온 책이 이미 책 모서리랑 옆 부분이 깨져 있었다. 책에 손상을 가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는 겨우 2주만에 책을 그 모양으로 해 가지고 온 것에 적잖이 기분이 상했는데, 조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화를 낼 수 없더라. 왜냐면 돌보미 교실에 가져가 친구들과 함께 봤는데, 서로가 보겠다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책이 그 모양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 책이 망가져도 좋다. 너희들이 재밌게만 봤다면 말이다...라면서 흐믓한 고모 미소를 짓고는 조카를 용서해주고 말았다.
하니, 아이들에게 이 책을 사주시는 어른들에게 알려 드린다. 이 책은 절대 혼자 보라고 아이들에게 던져 주지 마시고, 함께 보시라고 말이다. 다행히도 어른이 보기에도 충분히 재밌다. 억지로 재밌는 척 하면서 지루함을 참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해서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기에, 어른이 없다면 친구들과 함께 보기에 좋은 책으로 감히 추천하는 바이다. <작은 도시>에서 언급했다시피, 글자가 없다는 것 또한 굉장한 매력이다. 우리에겐 때론 말들이 공해일 수도 있는 것이니 말이다. 소란하고 소란한 이 시대에 말없이 책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무척 근사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