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사고로 부모를 잃은 뒤 정글에 남겨진 타잔은 마찬가지로 아들을 잃은 마운틴 고릴라 어미에게 발견되어 그들 무리에서 자라나게 됩니다. 애정이 넘치는 고릴라 엄마와 함께 성장한 삼형제 고릴라 친구들까지 그에겐 없는게 없죠. 사고후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타잔은 이제 정글에서 당해낼 자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가 고릴라처럼 걷고, 고릴라처럼 말하고, 고릴라와 산다고 해도 그가 인간이라는 사실은 변할수 없겠죠. 어느날 정글에 놀러온 소녀 제인을 만난 타잔은 비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어렴풋이 자신이 인간이었던 한때를 기억하게 되죠. 그에게 제인은 첫사랑이자, 그가 인간임을 자각하게 해준 사람이었습니다. 둘의 짧은 만남은 한여름밤의 꿈처럼 순식간에 끝나 버리고, 제인은 자신이 과연 꿈을 꾼것인지 아니면 실체를 만난 것인지조차 헷갈려 합니다. 하지만 타잔에게 제인은 분명한 현실이었죠. 제인이 떠난 후에도 오랜동안 그녀를 그리워 하던 타잔은 어느날 제인이 일단의 사람들을 몰고 온 것을 보게 됩니다. 제인이 데리고 온 사람들은 거대 기업 사장과 비서로, 그들은 제인에게는 아프리카 동물들을 돕는다는 명목하에 7천만년전에 아프리카에 떨어진 우주 운석을 찾으려 온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찾아내어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쓸 생각이었던 것이죠. 제인을 이용해 아프리카를 훼손시키려는 거대 기업 사장과 정글의 수호자 타잔과의 대결은 이제 피할 수 없어 보이는데요, 과연 타잔과 제인은 사장이 끌고온 군대들과 맞서 어떻게 정글을 지켜 낼까요?

어른들 중에서 타잔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 본다. 아~~아아아~~~! 라는 함성과 함께 치타에 대한 농담으로 어린 시절 우린 얼마나 즐거웠던지... 난 아직도, 타잔이 지르던 비음 잔뜩 섞인 고함 소리가 귓가에 쟁쟁하다니까. 위기에 몰린 타잔이 사인을 보낼때면 어디서건 지원군처럼 몰려오던 코끼리 기타등등 동물들은 얼마나 짜릿했던지...하여간 오랜 추억속에 봉인되어 있던 타잔이 다시 컴백한다는데, 아니 가볼 수 없어서 보게 된 영화...과연 어렸을 적 보았을때만큼 재밌으려는지, 어색하거나 유치하진 않으려는지 라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보고난 결론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더라는 것이다.

일단 무엇보다 배경이 압권이다. 먼저 보신 분들이 다른건 몰라도 아프리카를 그려낸 배경만큼은 두 손 두 발 들 것이라고 하던데, 역시나더라. 도무지 어찌나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생생하게 그려냈던지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시원했다. 독일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 못지 않게 꼼꼼하고, 했다 하면 해내는 완벽주의자라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영상미에서 그런 결벽증이 확인되는 듯했다. 독일 애니라고 해서 얕잡아 봤는데, 이 분들도 만만찮더라. 해서 영화 보는 내내 아프리카 풍경만 나오면, 그저 넋을 잃고 현란한 풍경에 몸을 맡길 수 밖엔 없었다. 배경 화면 만으로도 별 점수 3개는 기본으로 따고 들어가던데, 그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가 그저 설렁설렁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말로 제작진이 혼신을 다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말이다. 만일 완성도에서 무언가 어색한 것이 있었다면 그건 놓친게 아니라, 어쩔 수 없었던 것이겠다 싶었다. 재밌는 것은 얼핏 쉬워 보이는 인간들의 움직임은 로봇처럼 어색한 반면, 그보다 표현이 훨씬 더 어려울 것 같은 , 예를 들면 타잔이 정글을 타고 다니는 장면이나 고릴라처럼 걷는 것, 그리고 고릴라 기타 동물들의 움직임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정글에서는 훨훨 날면서, 도시로 가면 굼뱅이처럼 굼띠게 걷게 되는건 도무지 뭔 조화속인지 모르겠다니까. 출연하신 배우분들이 걷는 것보다 연기를 더 잘 하신다는 뜻일까? 하여간 실감나는 정글씬 덕분에 관람하는 내내 눈호강하는 기분이었다.

둘째는 이야기가 그래도 매끄러운 편이라는 점이었다. 유치하거나 황당하거나 말이 안 되거나 하면 어쩌나 했는데, 몇 몇 오글거리는 장면과 이건 말이 안 되지 하는 장면 몇 개를 빼면 대체로 재밌었다. 타잔을 보는 어른으로써 그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었다. 진짜로 걱정을 했었었기 때문이다. 심하게 유치해서 보는 도중 나오고 싶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말이다. 하니 나처럼 그런걸 걱정하시는분들이 있다면 걱정을 붙들어 매시길...

세째는 헐리우드 애니와는 다르게 주인공들 모습이 다소 투박하다...는 다른 리뷰어의 지적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건 단박에 이해가 되더라. 미국식 미모가 아니라 독일식 미모라서 그랬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까 제작진 입장에선 최고의 미모의 타잔과 제인을 그린 것이라는 점이다. 헐리웃에 비해 떨어지는 외모가 아니라...생각해보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모가 나라마다 다를 것이라는 건 당연한 것임에도, 처음 적응이 되기 전까진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저렇게 못생기게 그렸지 싶어서.독일식 미모의 완성은 저렇구나 라는 생각으로 보니 그제서야 이해가 되더라.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나 일본의 애니를 볼때 외국인들은 얼마나 생경함을 느낄까 궁금해진다. 아마도 쉽게 적응이 되진 않겠지?

이렇게 저렇게 종합을 해보면, 요즘 본 애니들 중에서는 합격점을 받아도 좋을만한 작품이었다. 영상미도 좋고, 내용도 괜찮은 편에다, 가끔 진심으로 웃기고, 때론 진심으로 감동시킨다. 거기에 타잔이 정글을 누비는 그 엄청난 활력이라니...왜 그 오랜 시간이 지난뒤 이 사람들이 다시금 타잔을 꺼내 들었는지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영화를 보고 지하철을 타러 내려 왔는데, 곳곳에서 사내 아이들의 아~~아아아~~~아하! 라는 소리가 울려 퍼지더라. 아~~아이들이란...이라며 머리를 흔들고 말았다. 이런식으로 좋은 추억들은 대를 이어 이어지고, 전설이 되고, 대대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실마리가 되는 것이겠지. 오랜만에 추억에 잠겨서 좋았던, 그리고 새로운 세대들의 추억을 만드는 자리에 함께 해서 좋았던 관람이었다. 다만 , 등장인물들 중 치타가 빠졌다는 것은 살짝 아쉬운 점이었다. 타잔하면 제인보다는 치타인데 말이다. 다른 분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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