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리리 - 꽥꽥 소리 나는 그림책
애플비 편집부 엮음 / 애플비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국민 오리 책이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면서 사본 책. 요즘은 여기저기 개나 소나 말이나 하여간 아무거나에 국민자를 붙여서 식상해진 면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과장 백만번쯤 해서) 인기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사 본 책이다. 만으로 7개월된 두번째 조카를 위해 산 첫번째 책으로,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아가들을 위해 무언가를 산다는 것은 참으로 곤혹스럽다. 첫번째 조카를 잘 키웠으니 조금은 노하우가 늘었지 않았을까 자신했는데, 알고보니 전혀 아니더라. 뭐, 첫번째 조카 태어나기 전보다야 훨씬 낫겠지만서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첫 조카보다 어린 아가를 가진 엄마들에게 이런 저런 책을 사라고 조언을 해줬는데, 이젠 두째 조카보다 더 나이 많은 엄마들을 붙잡고 어떻게 해야 하냐고 붙잡고 물고 늘어지고만 싶다. 하여간 양육에 관한한 큰소리 치는 것은 불가한 것이다라는걸 요즘 느끼고 있다. 하여간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를때 가장 유리한 것은 남들이 다 괜찮다고 하는걸 고르는 것, 해서 살짝 마뜩해하면서 고른 책이 이 것이다.(원래 나는 반골 기질이 있어서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것에는 의문을 품는다.) 첫 느낌은 국민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책의 질은 우수하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오리가 꽥꽥 하는 소리를 내줘야 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주둥에 부분에 손을 넣으면 저절로 빡빡 소리가 난다. 그닥 오리 소리에 가깝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어줄때마다 꽥꽥 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이라는걸 아는 나로써는, 나대신 꽥꽥 소리를 내주는 기관이 책에 달렸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었다. 거기에 그림체도 아름답다. 맨처음 장에 나오는 양들은 특히나 마음에 드는데,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들이 대체로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잘 그렸지 싶다. 내용은 간단하다. 용감한 아기 오리 리리가 농장에 산책을 나섰는데, 다들 그녀의 꽥꽥 하는 소리를 듣기 싫어한다. 하지만 무서운 여우였나 늑대가 나타나자, 그녀의 꽥꽥 대는 소리를 주인을 불러오는 기적의 싸이렌이 되고 만다. 덕분에 리리의 인기가 하늘로 솟아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는 그런 내용. 만 7개월짜리 읽어주는데는 딱이지 싶다. 내용? 상관없다. 그냥 그림만 좋으면 된다. 소리가 나면 좋다. 거기에 약간의 특수 효과까지 있으면 더 좋다. 왜 이 책을 엄마들이 국민 오리책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말못하는 아가들에게 다가가기에 좋은 책이라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이런 책들을 더 많이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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