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사계절 : 한겨울의 제물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1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말린 포르스 형사 시리즈중 겨울 편. 열혈 여형사이자 싱글맘인 말린은 기괴하게 매달린 시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현장으로 향한다. 인간의 짓이라고는 전혀 믿겨지지 않는 시체의 모습, 그가 누구인지 왜 그런 모습으로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인지,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그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어야 했는지가 궁금한 말린은 신원미상의 죽은 피해자에게 꼭 범인을 잡아서 댓가를 치르게 해주겠노라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일단 신원조차 파악이 되지 않는 막막한 상황...얼굴 복원을 통해 간신히 신원을 파악한 경찰은 그가 벵트라는 자이며, 오래전부터 정신적 장애로 노동력을 상실하고 생계 보조비로 생활해온 외톨이 였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평생 타인과 접촉을 피한 채 은둔자처럼 지낸 정신박약아 타입. 말린은 살아 있을때도 그렇게 비참한 생을 살아왔었는데, 죽어서도 그런 조롱을 당한 것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 그가 누구에게 해를 끼칠만한 사람이 못되었다는 것을 명확해 보였으나, 그에게도 그의 성향을 의심하게 하는 범죄가 있었으니, 어린 시절 아버지를 찔러 소년원에 갔었다는 것과 그에게 잘해준 사회복지사가 심하게 강간을 당한 뒤 정신병동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말린은 벵트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모양이 동물을 제물로 바친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런 제례를 올리는 모임을 찾아 나서게 된다. 거기에 몇 년 전 강간당한 뒤 정신병원에 있다는 여자의 가족들을 만난 말린은 어쩌면 벵트를 강간 용의자로 생각해 그를 그렇게 죽인 것이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여자의 가족들은 마을에서도 유명한 막가파 무르발 가문...그들은 한사코 범죄와의 연관을 부인하면서도 무언가 미심쩍은 분위기를 연신 내 뿜는데...과연 벵트를 그렇게 잔혹하게 죽이고 매단 범인은 누구일까? 그는 도대체 왜 그런 일을?


북유럽 스릴러의 인기 작가답게 처음부터 몰입감이 대단하다. 끔찍하게 살해된 채 매달려 있는 시체가 주는 으스스한 느낌에, 유난히 혹독한 한파가 밀려온 한 겨울이라는 상황까지 더해져서 이보다 더 불편할 수는 없다 싶을만치 사건 전개가 이어지는데...중간까지는 그래도 끔찍해 끔직해 하면서 봐줄만했는데, 문제는 결론에 다다르면서부터였다. 수십년 전의 아동학대가 불러온 참사라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 키워드였는데, 그 문제의 아동학대라는 것이 심해도 너무 심한 것이었다. 그저 만들어 낸 이야기라고 친다해도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이런걸 상상해 내는 작가가 도무지 제 정신인걸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복지국의 대명사라는 북유럽에 이런 아동학대를 그린 소설이 나왔다는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이었다. 그 복지국이라는 것이 워낙 했다 하면 심하게 해서 예방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의 아동 학대는 극을 달하더라. 그리고 그런 아동 학대의 피해자가 그것을 극복 하지 못하고 정신적인 노예가 된다는 설정 역시 바라보기 불편하긴 마찬가지 였다. 


스릴러 소설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길 바란다는 것은 어쩜 어불성설이겠지. 하지만 그것에도 정도가 있는게 아닐까? 나찌의 만행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과연 스릴러 소설 하나를 쓰면서 이렇게까지 끔찍한 상황들을 늘어 놓아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그저 우린 잠깐의 여흥을 즐기려 스릴러 소설이나 추리 소설을 읽는 것이니, 기괴하고 경악스러운 인간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대리만족하자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하여간 너무도 극을 달해 주셔서 심하게 불편하던 이 작가...앞으로 지켜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내 이런 식이라면 아마도 다음 편을 이후로는 잊혀지고 말 듯 싶다. 뭐, 어떤 범죄가 마음 편할 수 있겠는가 만은,  그래도 아이들을 볼모로 학대하는 모습을 가지고 정의를 논하는 소설은 이제 그만 나와 줬음 한다. 읽는 것만으로도 힘들다. 감정적으로 고문받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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