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 to the Sea with Mr. Magee: (Kids Book Series, Early Reader Books, Best Selling Kids Books) (Paperback)
Van Dusen, Chris / Chronicle Books Llc / 200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을 찍어 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리뷰를 쓰려고 보니 아쉽다. 그러나 어쩌랴. 그 책은 이미 조카집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누군가 자신을 들여다 보기만을 열심히 기다리고 있을 터. 나처럼 게으른 사람이 사진 몇 장 찍겠다고 조카집으로  출동한다는 것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피곤해지는 일이므로, 하는 수 없이 단지 설명으로 대신해 보고자 한다. 사진과 비교하자면 그다지 명쾌하게 머리속에 들어오진 않을지 모르겠으나, 다시 말하지만 다른 수가 없음으로...


이 책을 산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나를 위한 책 한 권을 샀는데, 만원이 넘지 않는 관계로 배송비를 내야 한다는 말에 뭘 사지?  싶었는데 생각나는 책이 없는 것이다.  해서 이 참에 조카를 위해 책 한 권 사주자 하는 생각에 고르게 된 것이 바로 Down to the Sea With Mr Magee! 다. 이 책의 저자를 예전에 알았던 것도 아니고, 이 책의 제목을 알았던 것이 아닌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데는 아마존의 폭풍검색의 힘이 컸다. 어찌어찌 눌러대다 보니 이 책이 나왔는데, 리뷰어들의 평을 들어보니 괜찮다는 말이 많아서 선택하게 된 것.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도무지 어떻게 이 책에 다다르게 된 것인지 아리송하기만 하지만서도, 조카의 책이라면 고민에 고민을 하는 내 성격에 비춰 보지도 않은 책을 선택하게 된 데는 그만큼 만 원의 압박이 컸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그야말로 무언가 사야 된다는 절박함이 처음 본 이 책을 사게 했다는 뜻이다. 그런걸 보면 나 역시도 참으로 공짜를 좋아한다 싶다. 하지만 이렇게해서 또 책 한 권과 모르던 저자를 알게 된 것이 그다지 나쁘다는 생각도 들지 않으니, 우연히 알게 된 사람과 평생 우정을 나눌 수가 있는 것처럼, 책이라는 것에도 때론 우연, 괜찮지 싶다. 몸을 사리면서 까다롭게 굴지 않아도 좋은 때가 있다는 것이다. 하여간 이 책을 사게 된 쓸데없는 잡설은 이쯤해서 접기로 하고...그렇게 엉겁결에 사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나 혼자 흐믓해져 버린 이 책의 리뷰를 제대로 써 보기로 하면,내용은 이렇다.


잘 생겼다고 보긴 힘들지만 선량하게 생긴 맥기씨는 그의 작은 개 디와 함께 바다에 나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느날 아침 그들이 일찍 일어났을때 이미 그들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결정하고 만다. 도시락을 싸서 바다로 나가자고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아침 6시 32분에 계획을 세운 그들은 7시에 벌써 차에 올라타 부두로 향하기 시작한다.  재빨리 보트에 올라 바다를 향해 신나게 항해를 하는 둘, 보기만 해도 즐거워 보인다.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아가며 바다를 즐기고 있던 맥기와 디의 눈에 신기한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50명의 고래들이 떼로 모여서 아침식사를 하는 광경이었다. 고래들이 꼬리를 퍼득대면서 물보라를 일으키는 장광을 지켜보던 둘은 자신의 배 밑으로 검은 그림자가 어리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것은 바로 청년 고래 한 마리.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심심해졌던 그 젊은 고래를 장난할 거리를 찾다 맥기씨의 보트를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보트 아래로 살금살금 다가간 청년 고래는 주둥이로 보트를 밀어 올리면서 깜짝 쇼를 한다.  맥기씨와 디의 반응에 신이 난 청년 고래는 자신의 고래숨구멍을 이용해 보트를 하늘로 올리게 되는데...과연 맥기씨와 디의 운명은?


일단 이 책의 장점은 익살맞으면서도 다정하다는 것이다. 단지 바다가 좋아서 보트를 타고 나간 인간 하나와 개 한마리가 장난을 좋아하는 고래와 마주치게 된다는 설정에서 아무도 크게 피해를 입지 않고 그저 소동으로 끝이 났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여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다들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바다가 좋아 아침에 이미 모험을 하러 나가기로 결정한 맥기씨과 그의 충실한 개 디나 그렇게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장난을 치고 싶은 고래를 보면 그렇다. 종도 크기도 사는 곳도 다른 셋은 딱 한가지 면에서 닮았다. 삶을 재밌게 살겠다는 의지(?)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침 나절에 바다에서 그렇게 충돌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대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고래의 장난은 과연 어떻게 끝이 났을까? 결론을 보면서 참으로 이 책은 동화책 답군 했다. 동화작가다운 설득력있는 상상력이라서 말이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의 묘미란게 바로 그런거 아니겠는가.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 꼭 벌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는 시기라는 것. 해서 바로 그런 장면들이 이 책을 동화책으로, 그리고 이 작가를 동화작가로 만든게 아닐까 싶었다. 설득력있는 상상이라는 것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능력은 아니니 말이다. 하여간 나는 대단히 만족하며 읽었다. 조카는 글쎄...요즘 만화에 빠져 사는 조카는 이 책이 동화책이라는 사실에 이미 썩 내켜하지 않는 듯 했으나, 적어도 책 내용 자체에는 이의가 없는 듯했다. 집에 가서 혼자 찬찬히 살펴 보다 보면 이 책의 매력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바람이고. 어쩜 이미 책 꽂이 한 켠에 세워져 먼지만 켜켜히 쌓게 될 운명을 기다리고 있는 잊혀진 존재가 되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경험은  아무리 짧은 순간이고, 또 기억에서 잊혀진다고 해도 어딘가에 남아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조카와 함께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을 나에게 선사했으니 이미 돈 값어치는 충분히 했다고 본다. 어쨌거나 첫 책부터 나에게 호감을 산 이 작가, 다른 작품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