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미니멀 라이프 - 쓸데없는 것에 나를 빼앗기지 않을 자유
조슈아 필즈 밀번.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고빛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30대의 나이에 남들이 보기엔 부러울 것이 없는 안정적인 성취를 올리고 있던 저자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직업에서의 성공은 경제적인 안정은 물론이고, 자부심도 주었지만 문제는 그 안에 꿈틀꿈틀 자라나고 있던 우울과 불안,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이 무가치해 보인다는 허무함. 다들 그런 감정들을 느끼면서도 무시하면서 사는 것이 보통인 반면, 저자는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우리가 끔찍하게 매달려 사는 모든 것들이 어쩜 다 허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우리는 너무 많이 가지기 위해 정작 우리 자신을 돌 볼만한 여유를 남겨 놓지 않는다는걸 알게 된 것이다. 해서 엄마의 유품을 자선 단체에 다 기부한 뒤, 저자는 자신의 주변 역시 정리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 치고, 물건들을 정리한 뒤 꼭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로만 심플하게 그렇게 살아가기로 한 것이다. 극단의 미니멀 라이프, 많은 것은 좋은 것이다, 라는 미국 자본주의의 캐치프레이즈에 따르면 그의 삶은 비참하고 불안정하며 불행해야 맞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모든 것을 놓아버린 그 시점에서 행복을 느끼게 되는데...이 책은 저자 자신이 미니멀 라이프를 자신의 삶 속에서 구현해 나가게 된 과정과 그 성과를 적어 놓은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 뭐, 취지는 좋다. 간략하게 살다보니 , 중요한 것에 집중도 되고, 부가적인 것에 신경도 덜 쓰게 되어 훨씬 더 행복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도 한다. 문제는 이게 한 권 짜리 책으로 낼만한 분량도 쓸만한 말도 없다는 것이다. 그저 신문 컬럼 한면 정도에 특집 기사 정도가 알맞지 않았는가 한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신다면서도 정작 자신의 글은 미니멀 라이프가 되지 않으셨던 모양...소설가가 되기 위해 직장을 때려 치셨고, 지금도 열심히 글을 쓰신다고 하는데, 솔직히 모든 사람들이 그를 따라 하는 것에는 반대다. 왜냐면 글은 재능이 있어야 되는 것이다. 자기 만족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그 일에 매달린다고 해서 좋은 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이 저자가 지금은 젊고 힘도 넘치며 젊은 날의 성공이 마냥 쉬워 보였기에 낙관적인 전망을 가질 수 있는가는 모르겠으나, 뭐, 어딘가에 꿍쳐둔 유산도 좀 있고 말이다. 하지만 열정만으로 예술적인 분야에서 성공을 할 수 있는건 아니라는걸 어쩌면 힘 다 빠지고 늙어서 깨닫게 될지 모른다. 그때에도 물론 미니멀 라이프라면 사는데는 별 지장은 없겠지만서도, 그건 그의 삶이기에 그렇게 살아볼 수 있는 것이고. 다른 분들에게는 잘 나가는 직장 때려 치고 열정을 찾아 가시라 이런 말은 이젠 난 못하겠다. 단지 미니멀 라이프, 좀 덜고 줄이고 간단하게 살아간다는 취지에 대해선 공감한다. 그걸 내가 따라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지만서도. 공감을 한다고 해서 그렇게 살 생각이 있는가하는건 별개의 것이니 말이다. 미니멀 라이프로 살아보니 정말 좋더라, 이런 말만 주주장창 하고 있으시던데, 솔깃하긴 했으나 강력한 설득력은 없었다. 정말로 그렇게 행복하시다고? 흠...이 나이만큼 살아보니 말이다. 다른건 몰라도 정말 행복하다고 떠드는 사람들의 말에는 신중하게 됐다. 그들이 5년후 내진 10년 후에 어떤 말을 하게 될른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말이다. 지금 행복하다고 해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꿨더니 정말 행복하다고 떠든다고 해서, 나의 삶도 그렇게 바꾸면 행복할거야 라고 생각하기엔 나는 너무 많이 살아왔다는 뜻이다. 유연함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온 삶의 경험이 이제는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 삶인가 정도는 가려낼 줄 아는 듯하다. 이 얼마나 쌈박한 해결책이냐? 적어도 이젠 이런 저런 말에 귀기울이며 헤매다 시간을 마냥 낭비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그러게 오래 사는 것에도 나름 장점이 있다니까. 그거 정말이니까 잘 생각해 보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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