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룩 어웨이
린우드 바클레이 지음, 신상일 옮김 / 해문출판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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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없는 아침>의 작가가 쓴 책이다. 초반부터 작가 이름부터 들먹이는 이유는 전작하고 묘하게 비슷한 점이 있어서 그런다. 그건 리뷰 말미에 언급할 생각이니 나중에 쓰기로 하고...내용은 이렇다. 기자 데이빗 하우스는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부패한 정치가를 뒤쫓는 일도 만만찮은데, 거기에 자기가 몸 담고 있는 신문사가 망해가는 중이지, 행복한줄 알고 있었던 아내는 우울증이 시달리고 있다지, 심증을 갖고 기사를 써도 외압으로 내보내면 안 된다지.. 이래 저래 일에 치여 육아에 치여 아내 걱정에 치여 몸과 마음이 고달프던 그는 아내가 가족끼리 놀이 공원에 놀러 가자고 하자 망설임없이 오케이 한다. 아내의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네 살짜리 아들과 아내 잰을 데리고 놀이 공원에 간 데이빗은 한 눈을 파는 사이 누가 아들을 데리고 간 것을 알고는 경악을 하고 만다. 아들이 타고 있는 유모차를 찾아 미친 듯이 공원을 찾아 다니던 그는 다행히도 유모차에 안전하게 자고 있는 아들을 발견하게 된다. 아들을 찾았다는 다행감에 젖어 있을 사이도 없이 그는 이제 아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칠전 자살을 시도 하려 했었다는 말을 아내에게서 들었던 데이빗은 아내가 아들을 잃었다는 생각에 자살을 하러 간 것은 아닐까 우려한다. 다시 미친 듯이 아내를 찾아 헤매던 그는 결국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다. 신속하게 아내를 찾아주려 하던 형사들은 데이빗의 말에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어디에서도 아내가 공원에 왔다는 증거를 포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잰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뉴스에 실리고, 그녀의 얼굴을 알아본 사람들이 경찰서에 제보 전화를 하기에 이른다. 아내의 그간 행적을 쫓던 형사들은 그녀가 우울증을 앓았던 적이 없었을 뿐더러, 다른 사람들에게 우울하다는 내색을 비추지도 않았으며, 남편이 어딘가 특별한 곳으로 데리고 간다고 자랑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형사들에게 남은 것이라곤 남편을 족쳐서 그녀를 어디에 묻었는지 알아보는 일밖엔 없는 듯 보이는 시점이 되었다는걸 알게 되자 데이빗은 경악하고 만다. 아내가 실종된 것만으로도 기겁하겠는데, 이제 그녀를 살해하고 사건을 조작했다는 누명까지 쓰게 생겼으니 말이다. 자,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그리고 만약 데이빗이 아내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면 그녀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살아있는게 아니라면 왜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그것도 사랑스럽게 그지 없는 네살박이 아들을 두고... 데이빗이 팔팔 뜀에도 의혹을 지울 수 없는 가운데, 형사들은 잰이 다니던 회사 동료가 같은 날 실종되었다는 사실에 의문을 갖게 되는데...


초반부터 몰입해서 보게 하더니만, 끝까지 궁금증을 갖게 만들던 스릴러 소설이다. 행복하게만 보이던 삼인 가족에 그늘이 드리운다는 설정부터, 우울증이 걸린 아내를 어떻게 해서든 보살펴 주려 하는 남편과는 달리 아내는 그만 어느날 사라져 버린다. 그것도 남편이 살해한 것이 아니겠는가 라는 뚜렷한 암시를 남긴 채...여기서 독자들은 헷갈리게 된다. 이런 이렇게 선량하고 멋있어 보이던 남편이 아내 살인범이었구만이라고. 하지만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펄펄 뛰는 데이빗을 보면, 또 그게 아닌 것 같다 이거지. 과연 누가 맞는 것일까? 데이빗, 아니면 아내? 그걸을 찾아가는 것이 이 소설의 묘미로, 이렇게 스케일 크게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소설이었다. 하여간 적어도 끝까지 주인공들의 결말이 궁금해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임에는 틀림없지 싶다. 다만...


그래도 가족인데, 넘 심하다. 별 탈 없이 부부로 산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극악으로 상대를 사지에 몰아 넣는다는 설정에는 기가 질리는 기분이었다. 이 정도라면 싸이코패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런 사람이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거기에 아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하긴 유영철도 자기 자식만은 사랑했다고 하더라 만은...하여간 도를 넘는 사기 행각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거기에 또 별로였던 것이, 이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스타일이다. 전작 <이별 없는 아침>에서 가족 전체를 실종시키더니, 이번엔 아내를 깜쪽같이 실종시킨다. 아마도 이 작가는 누군가가 흔적없이 사라지는 것에 무척 재미를 느끼는 듯...처음엔 신선하고 특이하게 생각되었지만, 두번째에선 왜 이야기가 반복되는가 싶다. 물론 이 책 속에서만 보자면 무척 흥미로운 소재였긴 하지만서도, 다음에도 이렇게 누군가를 깜쪽같이 없어지게 하는 트릭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실 것인가 우려되는 것이다. 좋은 작가란 모름지기,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기도 해야 하니 말이다. 뭐 .이것도 생각해보니 내가 걱정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마이클 코넬리도 생각해보면 비슷한 이야기들의 연속이긴 하니 말이다. 그걸 보면 어디까지나, 문제는 얼마나 완성도 높게 쓰는가가에 달린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이야기는 잘 지었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본다. 다음번엔 제발, 누군가를 실종시키는 걸로 시작하진 마셨음 ...왜냐면 두 번째 보니까 조금 식상해져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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