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트
나이젤 슬레이터 지음, 안진이 옮김 / 디자인이음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영국의 유명한 인기 요리사라는 말만 듣고 읽어보게 된 책. 영화로도 만들어 졌는데, 왠지 본 사람들이 그렇게 썩 추천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이상하다 했더니만, 다 이유가 있었다. 만약 본문에 충실하게 영화를 만들었다면 분명 보기 껄쩍지근했을 테니 말이다. 아니, 뭐, 충실이 아니라도 비슷하게만이라도, 내진 약간의 뉘앙스만 풍겼다고 해도 보기가 심히 거북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는 내 기분이 그랬으니 말이다. 난 밥 먹을때 똥 이야기 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 하는데, 바로 이 분이 그런 분이 아니실까 싶었다. 이야기를 어떻게 가려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분이라고나 할까. 보면 글을 못 쓰시는 분은 아님에도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것은 어쩜 그의 품성에 이상이 있다고 봐야 하는게 옳은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사이코패스처럼 자신이 뭐가 이상한지 모른다는 것. 작가에게 균형감이란게 생명이라는 말, 내가 어딘선가 했던가? 그렇다. 균형감이 최고다. 그거 없으면 아무리 글 잘 써도 고개가 갸우뚱 하기 쉽상이다. 물론 글도 못쓰면서 균형감도 없는 사람이 태반인 이 마당에 글을 잘 쓰는 것만이라도 쳐줘야 하는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나는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고, 재미로 책을 읽는 사람으로써, 글 잘 쓴 것 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내용도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하되, 남세스럽지는 말 것. 그거 어른들이 어렸을 적부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거 아닌가? 말을 가려 하라는 것과 분위기 파악하라는 것도 말이다.


흠. 그렇게 보니 이 작가 양반 다른건 몰라도 가정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은 절대 아니다. 그걸 내내 토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니까. 뭐, 그러고보니 영국에서는 가정교육이라는 개념이 없는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작가 양반이 보시면 그게 뭔 소리냐, 우리 집 가정 교육이 어때서 라고 하시겠지만서도, 부모 없는 사이에 맡겨둔 8살짜리 아이에게 거시기를 만져 보라고 하는 삼촌을 둔 집안이면 가정 교육이 엉망인거 맞다. 그것도 그 사람만이 아니라 두루두루 그런 사람들이 넘쳐 나는걸 보면, 그런 것이 이 집안 내력인지도 모르겠다 싶다. 그러니까 , 이 책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거시기에 대한 이 작가 양반의 기나긴 편력을 서술한 책이라고 되니 말이다. 진짜로 잊을 만하면 그 거시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심히 짜증이 났다. 왜냐면 그 이야기라는게 배설 수준의 이야기였음으로. 누가 도대체 남이 똥싸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겠나 이 말이다. 안 그래?


하여간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성애자에 치우친 양성연애자 이신 것 같던데, 어렸을 적 음식이라면 재능도 열정도 없었던 엄마 밑에서 성장한 저자가 어떻게 기나긴 음식의 항연 속에서 요리사라는 자리를 찾아 가게 되었는가 라는 걸 이야기 하고 있던 책이다. 이 책의 최대 아이러니는 그에게 진짜 음식이라 할만한걸 먹게 해준 사람이 그가 미워해 마지 않은 그의 새엄마라는 사실이다. 엄마가 오랜 투병 생활끝에 사망한 뒤, 가정부로 들어왔던 여자는 결국 그의 새 엄마가 되는데, 음식 솜씨가 형편 없는 정도가 아니라 최악이었던 엄마에 대한 추억과 그녀와 정반대로 음식솜씨는 최상이었지만 결코 가까워질 수 없었던 새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쭈르르 나열된다. 혹시나 독자들이 지루해할까봐 거시기에 대한 그의 경험담을 사이사이 끼워 놓으면서.그렇게 보자면 이 작가의 관심사는 평생 두가지에 국한되었던게 아닐까 싶다. 음식과 거시기라는..뭐, 보통 사람들도 대충 그러고는 살긴 하지만서도, 이 작가분처럼 뚜렷하게 그 두가지로 귀결되지는 않지 않던가. 하여간 남들보다 특이한 인생을 사신것만은 맞지 싶다.


이 책을 보면서 음식과 섹스가 닮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고 보니 원초적이라는 점에서 둘이 닮은 것도 같다. 해서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섹스에도 관심이 많을지 모르겠다 생각이 이 작가를 보니 들더라. 하도 예사롭지 않은 경험들을 하시고 그걸 또 꼬박꼬박 기억해 놓는걸 보면 말이다. 흠. 여자가 보기엔 구역질 나더라. 그리고 사내 아이가 이렇게 키워지나 싶어서 놀라기도 했고 말이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분명 아동성추행인데, 당하는 어린 작가 본인은 그걸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했다. 분하거나 억울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재밌는 에피소드로 탈바꿈 하는걸 보곤 소름이 끼쳤다. 이 작가 분이 아직 살아계신가는 모르겠는데, 내 말하건데, 이 양반 곁에는 절대 내 아이들을 가까이 두지 않겠노라. 그가 어떤 짓을 벌일지도 모르고, 그것보다 더 끔찍한 것은 그게 나쁜 일인지도 모를 가능성이 크니 말이다. 침소봉대한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으나, 하여간 구역질 났다. 이것이 소설도 아니고 자서전이라는 것에 더. 이 책으로 만든 영화가 맛있는 케익과 각종 음식들이 넘쳐 남에도 추천을 꺼리는 것도 이해가 가지 싶다. 나라도 역시 뭣 밟은 그런 기분이었을 테니 말이다. 하여간 요리사에 대한 심한 편견을 심어준 책. 그래서 내가 요리사가 되지 않은 것에, 재능도 없는 것에 감사하게 만들었던 책이 되겠다. 그러게 신은 완벽한 모든 것을 주시진 않은가보다. 한가지 재능에 찬탄하다 보면 그것에 딸린 부작용에 충격을 받아야 하니 말이다. 아마도 그게 세상 사는 이치기도 하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