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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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를 너무 많이 했었는가 본데..'라는 말을 첫 페이지를 열면서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중얼대며 보게 된 책이다. 내가 본 미우라 시온의 책 중에서 가장 별로였던 책,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이 내가 본 그녀의 책 중에서 읽기전 기대치가 가장 높았던 책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잘 알지 못하는 작가에서 호감이 가는 작가로, 그리곤 어느 순간 믿어도 되는 작가로 등극한 미우라 시온, 그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속에 읽게 된 첫번째 책인데, 오히려 그 기대를 배반하고 말았다니, 무척 실망이었다. 아무리 재미가 없다해도, 어느정도까지는 미우라 시온만의 매력이 온전히 살아있을거라 짐작했건만,  글쎄, 그녀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은 출판사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임에도, 그다지 매력적이지조차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실망 이유가 아니었을까 한다.  더군다나 등장인물들 간의 앙상블도 그저 평면적이란 점은 아쉽기만 했다. 원래 이 작가가 제일 잘 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아, 물론 여기서도 잘 살기는 한다. 다만 그다지 흥미롭지가 않았다는 것이지... 하여간 내용을 간단하게 축약해 보자면 괴짜 같아 보이는 사전 편찬자가 알고보니 사전에 관한한 열정이 대단한 자였다더라....뭐, 이런 찬양에 대한 다수의 사람들의 증언이 중언부언 이어지다, 결국 사전을 완성해 냈더라는 것이다에  대한 이야기다. 한마디로 15년에 걸친 대사전 편찬에 관해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 책인데, 그다지 재밌지 못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인상이다. 언어를 중시하는 작가로써는 그것이 대단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그건 지극히 일본스러운 , 일본에서만 재밌을 이야기가 아니었는가 한다.  일본스러운 장인에 대한 존경이나,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집착하는 호들갑스러운 태도나,  더불어 일련의 소동들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말이다. 일본 작가가 쓴 것이라고 해도 비교적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편인데--재밌기만 하면 된다는 뜻--아무리 봐도 이 책은 일본 사람에게나 더 공감이 갈 듯한 책이지 않는가 한다. 재미없었다는 뜻이다. 그나저나 이 책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이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때문이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로 영화에 대한 흥미가 현저히 떨어져 버렸다. 일본에서 비교적 흥행에 성공을 했다고 하는데, 뭐, 탄탄한 배우진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서도, 이런 내용으로 용케 수작을 만들었지 싶다. 읽다보니  어떻게 영상화했을지 대강 눈에 보이긴 했지만서도, 그래도 대단하다 싶다. 일본 문화에 대해 아는 것이 적어서 뭐라 한마디로 하긴 그렇지만서도, 일본 사람들 다른건 몰라도 엉성한 원작을 가지고도 멀쩡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데는 일가견이 있지 싶다. 배우들의 상상력과 연기가 출중한 것인지--원작에서도 희미하기까지한 캐릭터를 용케 잡아서 보여준다는 점에서--각본가와 연출자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그 셋 다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이런 작품으로 좋은 영화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아도 좋을 것이다. 뭐, 원작에서 많이 실망하긴 했지만서도, 그래도 나중에 상영이 되면 꼭 보러 갈 생각이다. 원작에 대한 실망과는 별개로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해서 말이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도 궁금하고...아마도 원작과는 다른 아우라를 뿜어내지 않을까 다시 한번 기대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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