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인간에게 잃은 뒤 인생의 목표를 딸 마비스 잘 키우는 것에 올인한 드라큐라 백작은 깊은 산 속에 거대한 성을 짓고는 인간의 접근을 차단한다. 이른바 몬스터 호텔, 온갖 괴물들은 환영하지만 인간만은 사절인 그런 곳이다. 드디어 딸 마비스가 118살이 되는 생일 전 날, 몬스터 호텔은 오랜만에 숙박객들로 북적인다. 드렉(드라큘라의 줄임말)의 절친인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가족,투명인간, 미이라, 좀비, 마녀 등등 생일파티 손님들로 가득찬 호텔 로비는 정신이 없다. 그런 광경을 흐믓하게 바라보던 드렉은 뜻밖의 광경에 눈이 튀어나올만큼 놀란다. 배낭을 맨 멍청한 인간 하나가 신기하단 표정으로 어슬렁대며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냐는 물음에 모두들 무서워 접근조차 못한다는 소문에 호기심이 생겨 오게 됐다는 그의 이름은 조니, 인간 나이로 21살인 그는 전세계를 돌면서 여행을 하고 있던 모험 청년이었다. 딸의 생일날 인간이 찾아왔다는 사실에 심하게 부담감을 느낀 드렉은 어떻게 해서든 조니를 퇴치해 버리려 하나, 아뿔싸, 일은 한없이 꼬여 오히려 딸과 조니를 극적으로 만나게 하는 사태를 만들고야 만다. 난생처음 자신의 또래를 만난 마비스는 한 눈에 조니에게 빠져 버리고, 조니 역시 매력적인 그녀에게 첫 눈에 반해 버린다. 어떻게든 둘을 떼어놓으려는 아빠 드렉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니는 밖으로 빼돌리려 애 쓰지만, 이상한 것은 그러면 그럴수록 조니가 괴물의 세계로 깊이 발을 들여놓게 된다는 것이었다. 인간과는 상종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모든 괴물들에게 전파한 장본인인 드렉은 자신의 호텔에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 조니를 프랑켄슈타인의 육촌으로 변장을 시킨다. 활발하고 음악 좀 알고 제대로 놀줄 아는 조니는 당장 괴물들의 호감을 얻게 된다. 처음엔 그것이 못마땅해했던 드렉은 의외로 조니가 괜찮은 청년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가 좋아진다. 비록 딸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때문에 인간을 멀리하긴 했지만 편견으로 마음까지 닫힌 존재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조니가 괜찮은 인간이라고 해서 딸과 사귀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었기에, 드렉은 딸에게 상처를 주기 전에 떠나라고 조니를 협박한다. 하는 수없이 몬스터 호텔을 떠나게 된 조니, 이에 난생처음 사랑에 빠졌던 마비스는 좌절한다. 딸의 슬픔을 지켜보던 드렉은 자신이 평생 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해야 함을 알아차리는데... 

 

재밌을까? 별로 사랑스럽지 않은 괴물들이 총출동 하는데다, 내용이 딸을 보호하기 위해 은둔을 택한 드라큘라의 이야기라는데...어째 좀 뻔한 내용일것 같아서 망설이다 보게 된 영화다. 그런데 이런 왠걸...이거 왜 이리도 재밌는 거야? 초반을 넘어가자 마자 영화에 폭 빠지고 말았다. 컨트롤 프릭( 무엇이든 통제하려는 완벽주의자)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야 직성이 풀리는 드라큘라는 그러나 알고보면 딸바보에 허당이라는 매력으로 우리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었고, 드랙이 살아가는 목표인 딸 마비스는 드라큘라가 이렇게 매력적일 수도 있다는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강단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순진한, 아버지가 사랑으로 키워서 아직은 세상을 모르는 귀여운 딸의 모습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었으니 말이다. 특히나 인간 세상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아빠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는 위의 사진은 슈렉의 고양이 이후로 최고의 동물 귀염이 표정이 아닐까 싶었다. 깨물어 주고 싶을만치 귀여워서, 왜 드렉이 딸을 그렇게 노심초사 보호하려 하는지 이해가 가더라. 저런 딸네미라면 어떤 아빠라도 함부로 세상에 내놓고 싶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외에도 갖가지 조연 괴물들의 향연이 심심치 않은 눈요기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괴물들이 하도 못 생겨서 보기 징그럽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하는 행동들이 다 엉뚱하고 귀엽다 보니 애초에 그런 걱정을 했단 사실 자체를 잊어 버리게 되었다. 무섭다는 괴물들을 다 모아서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런 영화로 만들어 내다니, 편견을 전복시키는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 이 영화의 장점이 아닐까 한다. 재미에 감동에 귀여운 캐릭터들에, 신나는 음악에...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로써의 소임은 다하고 있던 영화였지 싶다. 다른걸 떠나 일단 재밌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약간 울컥할 정도로 감동적이고,. 괴물들의 한바탕 소동을 보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추천~~~!  이건 자막으로 봤는데, 기회가 되면 더빙으로도 한번 더 보고 싶다. 컬투의 더빙이 잘 됐다는 소문에 얼마나 재밌을지 궁금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한번 더 보고 싶어서~~~!


<결정적인 때에 소환되어 기막힌 정보를 드렉에게 알려주고 있는 늑대인간의 막내딸. 그녀 역시 주목해서 보시길...두어장면 등장하는 것 같은데, 그때마다 빵빵 터뜨려 준다.이 영화의 스토리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서도, 여성들에 대해 굉장히 우호적인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여성 캐릭터들이 매력적이건 특출난 개성을 지녔건 탁월하건간에 존재감 하나는 확실히 보장해 주는걸 보면서 말이다. 여성이라면 특히 이 영화를 사랑하지 않기란 매우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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