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이후 , 아프간 동굴에 은신하고 있다고 추정되어 온 오사바 빈 라덴의 행방을 쫓는 미국 CIA의 노력은 계속되었지만 정작 그를 찾는 것은 요원하기만 하다. 어쩜 이리도 못 찾을 수가 있을까, 혹시 죽은 것은 아닐까 라는 소문마저 돌던 2011년 어느날,  미국 정보부는 알카에다 일원 하나를 취조하다 뜻밖의 정보를 얻게 된다. 파키스탄의 수도인 이슬라바마드의 외곽에 한 거물이 요새처럼 가옥을 지어놓고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공위성과 갖가지 장비를 통해 그 가옥을 면밀히 조사한 CIA 정보분석관 비비안은 그곳이 그들이 그토록 찾아 헤맨 빈라덴의 근거지가 아닐까 추정하게 된다. 문제는 그곳이 아프간이 아닌 동맹국 파키스탄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고, 그 주변에는 군사기지와 군사학교가 밀집한 곳이었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달겨 들었다가 아니란 것이 밝혀졌을 시,  최소한 외교 문제화, 최대한 전쟁을 불사하게 할만한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 뻔했던 것이다. 그걸 잘 아는 CIA의 부국장은 비비안의 강력한 권고에도 그곳에 특수부대를 파견하는 것에 회의적이다. 보다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내게 오라는 부국장의 말에 할 말이 없는 비비안, 그녀 조차도 가옥 주변을 가끔 산책하는 192 센티미터의 사내가 오사마라는 심증은 있어도 그가 정말 오사마 빈 라덴인가 하는 것에는 확신을 할 수 없었다. 워낙 보안이 철통같아서 사진 한 장도 찍을 수 없었던 탓이다. 그렇게 몰아붙이자는 비비안과 신중해야 한다는 윗선간의 실갱이가 늘어지는 가운데, 몇 초 간의 영상 판독으로 그곳에 빈 라덴이 숨어 있다는 확증을 얻게 된다. 이제 남은 일은 특수부대를 파견하는 것, 미리 그곳에서 진을 치고 있던 특수부대원들은 자신들이 잡으러 가는 사람이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데...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던 작전을 현장을 보는 듯 보여주던 영화다. 생생한 현장감이 압권으로,어렵지 않게 작전을 따라갈 수 있었다는 것도 좋았다. 그래, 일명 작전명 제로니모... 2011년 5월의 어느날 아침 우리들은 미국이 드디어 오사마 빈 라덴을 잡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었다. 그때 내 느낌은 어, 오사마 빈 라덴이 정말 실존 인물이었네? 라는 것과 그렇게 신출귀몰하게 숨어 있더니만 어떻게 발각이 된 것일까? 라는 의문이었다. 911테러와 별 관련이 없는 내가 그런 의문을 가졌다면, 911에 누구보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던 미국 사람들이 궁금해했을 것이라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 모든 사람들의 궁금증을 말끔하게 해소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이 영화는 어떻게 오사마 빈 라덴을 미국이 잡을 수 있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결론만 본다면 아주 쉬워 보이는 작전같아 보이지만서도 ,실은 그 이면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고민하는 CIA의 직원들이 있었고, 타국에서 신속하고 깔끔하게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한 특수부대원들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보기 전에는 조금은 감상적이지 않을까, 내진 작전을 처리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기에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건 기우였다. 아주 건조하고 절제된 톤으로, 코드명 제로니모가 어떻게 시시각각 전개되어 나갔는지를 보여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희대의 테러범이라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다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이해하기 쉽게 늘어놓았다는 점만은 박수를 받아도 좋지 싶다. 최대한 감정을 자제한 결과 오히려 더 좋은 영화가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어설프게 애국심에 강조를 했다거나, 영웅심리에 기댔었다간 우스운 영화가 될 수도 있었는데, 영리하게 그 함정은 피해나간 것 같다. 전쟁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보기 부담이 없을 정도로 건조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끌어 나간 점이 장점. 오사마 빈 라덴의 최후가 궁금하신 분들은 보셔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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