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불명 야샤르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제목을 눈여겨 보면 된다.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가 없는 야사르란 뜻이니 말이다.

어떻게 하다 그렇게 된 것이냐 하면, 야샤르라는 작자가 호적상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의 전쟁에서 전사한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바로 잡기 위해 평생 이리 저리  뛰어 다니는 것을 그려낸 블랙 코미디 소설이다. 한마디로 야샤르의 주민등록 만들기 대작전이라고 보면 된다.

자신이 분명히 살아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 서류상 공식적으로는 죽은 사람이라니, 과연 그는 정확히 죽은 사람일까? 아니면 산 사람일까? 자신은 살아있다는 것을 알지만서도, 어디에서도 그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지 못한다면 과연 그는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 사회적 죽음이라는 의미에서, 생사불명이 분명해 보이는 한 딱한 남자의 고생담이라고 보심 되겠다.


그의 고난이 찬 일대기를 들여다보면 이렇다.

초등학교입학을 거절 당한 것으로 시작해서,  (주민등록이 없어서)시작된 그의 고난은 결국 정신병원을 거쳐 감옥에 까지 이르게 되지만 , 결국 그 소동을 겪어가면서 야샤르가 순박하고 속기 잘하는 시골 촌뜨기에서 누구보다 부조리한 세상을 눈치껏 살아가는 사람으로 거듭나서 출감하게 된다는 장면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 그마나 순박한 시골 촌뜨기로 끝이 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나 할까. 요령껏 사회를 살아나간 노하우를 얻었다는 것이 오히려 안심이 되던 소설이었다.


터키정부의 부패와 무능한 단면을 보여 준다는 블랙 코메디인것 같은데,터키 국민이 아니라 그런지 실감이 나지 않는 다는 점이 단점. 아마 터키 국민이었다면 맞아 맞다. 애들 이렇게 무능해! 라고 하면서 박장대소를 하겠지만서도, 하여간 여기는 터키가 아니니 말이다.

오히려 야샤르를 골탕 먹이는 관공서 사람들의 무심함이 웃긴다기 보단  심각할 정도로 지루해서 내용에 비해선 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착한 사람이 계속해서 골탕을 먹는 걸 줄기차게 우려 먹는 모습을 그윽하게 바라볼만큼 무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하여간 "악마의 시"를 옹호할 정도의 안목을 지닌 사람이라도--이 작가가 바로 그런 사람이랍니다.--자신의 책을 재밌게 쓴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걸 알게 해준 소설, 하지만 이 책만 그러할뿐, 이 작가, 꽤 익살맞은 유머 소설을 잘 쓴다는 사실만은 알아주셨음 한다.


어쨌거나 미친듯이 웃고파 하시는 분들에겐 권하고프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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