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선택 돈 버리는 선택 - 살면서 부딪히는 44가지 딜레마
잭 오터 지음, 이건 옮김, 홍춘욱 감수 / 부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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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촌스럽다 하여 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책이다. 일단 돈 버는 선택이니 버리는 선택이니 하는 문장들이 확 와닿지 않았다. 돈 버는 선택이 뭐 한 두가지 겠는가. 집에 있으면 종종 받게 되는 < 좋은 부동산이 있는데요,...> 라는 전화조차 그들 주장에 따르면 세상에 다시 없을 절호의 돈 버는 기회이니 말이다. 과연 무엇이 돈 버는 선택일까? 돈 버리는 선택은 또 뭐고 말이다. 돈이라면 일단 골치가 아프고 보는 내 입장에선 제목만으로 허무맹랑하거나, 내진 들어봤자 별 소용이 없는 내용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제목 하나만 가지고 단 0.00001초만에 그런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 우습긴 하지만서도, 어쩌라. 넘쳐나는 정보들을 적절하게 골라내기 위해서는 때론 그런 성급함도 필요하니 말이다. 하여간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것이 이 책에 대한 내 첫 인상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말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이유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갖지 않을까 싶어서다. 작은 책 하나가 돈 버는 선택을 알려줄리 없으니 읽어봤자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선입견 말이다. 당신은 그러지 않았다고? 그렇담 아마도 당신은 나보단 경제적인 면에서 감각이 있는 사람인지도... 나로 말하자면 이런 문제에 관한한 일단 사고를 정지시켜놓고 마는 처지이니 말이다. 어쨌거나 그런 첫 인상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끝에 첫 페이지를 읽게 되었는데, 오매나~~ 이건 딱 내가 읽어야만 하는 책이 아니질 뭔가. 첫 페이지에 쓰여진 <들어가며>를 읽는데, 쏴악~~끌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거 내 이야긴데 싶어서 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 우리는 늘 돈 문제에 관한한 현명한 판단을 내리려 노력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강력한 적이 우리를 방해한다. 나쁜 소식을 전해서 유감이지만, 첫 번째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나의 감정이다.--중략---돈 문제와 씨름하다 보면 감정이 개입되기 쉽다. 실제로 과학자들이 두뇌의 활동을 촬영해 본 결과 사람들이 돈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사용하는 부위는 수학 문제를 풀거나 세면대를 수리할때 사용하는 부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마약에 취했을때나 사자가 허기를 느낄 때 활동하는 부위였다. 심지어 이성을 관장하는 부위가 활동할 때에도 우리는 잘못된 길로 빠져들곤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최근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경험은 미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p.6

 

아. 이 말이 내 가심을 꽝꽝꽝 두들겨댔더란 것이다. 어쩜 이리도 옳은 말만 구구절절 해대시는지, 더이상 안 읽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그리하면 쭈욱 계속해서 읽게 된 결과, 이 책이야말로 돈 버는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아니 내가, 골치아프다는 이유로  생각하지 않고 대충대충 살아가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 저자는 명쾌하게 이거다 아니다라고 결정을 내려주고 있으셨으니 말이다. 그것이 어떤 결정들이냐고? 일단 소제목들을 살펴 보기로 하자.

 

신용 카드를 쓸까? 체크카드를 쓸까? 대출을 받아 대학을 다닐까? 아니면 대학을 건너뛰고 취업에 나설까? 쥐꼬리 월급, 원없이 써볼까 저축을 할까? 노후 준비 지금할까 아니면 나중에 해도 될까? 내 집을 살까 아니면 전세를 들까? 산다면 새 집을 살까, 오래된 집을 살까? 후진 동네의 좋은 집을 살까? 비싼 동네의 싸구려 집을 살까? 새차를 살까 중고차를 살까? 가장 쉽고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는? 직접 투자를할까? 펀드에 가입할까? 자녀 학비 마련이 먼저일까? 은퇴 자금 마련이 먼저일까? 은퇴하면 어디에 살까등등...살다 보면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게 되는 44가지의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저자는 깔끔하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었다. 그것도 너무도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말이다. 오죽하면 이 책, 소란스런 퇴근길 전철안에서 음악을 들어가며 읽어지만서도, 전철에 들어서자마자 읽기 시작한 책을 내리기도 전에 다 읽었다. 그만큼 가독성이 좋았단 말씀, 아무리 좋은 말씀도 알아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이 책은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있었다.

 

재밌었던 것은 이 저자가 타임머신을 타고 스무 살이나 서른 살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할때였다. 왜냐면 나도 그랬음 하는 백일몽을 종종 꾸기 때문이다. 그는 젊은 시절의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미래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해줄 수 없다는 제약하에--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고 싶다면 로또 번호만 알려주면 되니까.--물건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최대한 저축을 해서 그 돈을 저비용 주식및 채권 인덱스 펀드에 투자한 다음,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눈 딱감고 계속 보유하라고 말이다. 아, 그건 정말 나도 과거의 내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인데,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이순간에도 인덱스 펀드에는 가입하지 못했지만서도 말이다. 그럼에도 이런 말을 들을때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젊은 시절에 무엇을 했을까나 라는...그 시절을 현명하게 보냈더라면 지금의 후회는 적을텐데 싶어서 말이다. 후회는 앞서지 않는다고 한다. 하니 보다 적은 후회를 안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겐 이 책 정도는 읽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읽기도 쉽고, 얇아서 지루하지 않은데다, 알아두면 좋은 경제적인 조언들이 많았다. 44가지라고 하지만 깊이에 있어서나 실천면에 있어서 허수룩하지 않은건 물론이고. 다 따라하는 것도 쉽진 않을 것이란 말이다. 간략하고 얇은 두께임에도 내용은 알찼지 싶다. 어쩜 내가 워낙 문외한이라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는 모르겠지만서도...

 

어떠신가? 위의 소제목의 결론들이 궁금하지 않으신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남에게 듣는거랑 내가 읽어서 이해하는 것이랑은 느낌이 다르니, 어떤 결론인지 직접 확인하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마도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아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책을 읽게 되시진 않을지... 돈이라면 일단 골치부터 아픈 경제치거나 투자 상담사나 은행원의 말에 설렁설렁 쉽게도 속아 넘어가는 나 같은 동지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는데는 무리가 있을지 모르나 적어도 다소의 불안감 정도는 해소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경제적인 후회 역시 일정 부분은 무식의 소산일 가능성이 큰 것이니 말이다. 알고 나면 별게 아닌데 모를때는 한없이 어려워 보이는 것 아니겠는가. 이럴때 쓰는 말이 있다. 배워서 남주냐고. 그렇다. 배워서 내가 쓰기 위해서라도 이런 책 정도는 독파하는 것이 좋지 싶다. 물론 경제적인 것에는 자신이 있다시는 분들이나, 경제적인 것에는 해답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필요없는 책이겠지만서도... 하여간 다들 각자 자신을 알아서 필요한 것을 채우시면 되시겠다. 원제가 Worth it...Not Worth it 이다. 책의 제목으로는 한국 것보단 적절하지 싶다. 참, 이 책은 한국의 실정에 맞춰 구체적인 상황과 정보들을 대체했단다. 역자분의 역량을 생각해본다면 반갑기 짝이 없는 편집이다. 아마도 현재 우리나라 사정을 들여다보고 활용 가능한 유용한 정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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