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3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기풍 미생 3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열심히 살았지만 뭘 했는지 모를 하루. 다들 잘 보내셨습니까? "

라는 뒷표지의 문구가 의미심장하게 들려온다. 그렇다. 열심히 산다고 살긴 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왜 사는지 ,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 듯한 나날들. 그런 나날들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것들을 느끼고 어떻게 성장해 나가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들의 이야기, 즉 미생들의 활약상을 담아내고 있다. 청소년 시기를 이미 지나 겉보기엔 멀쩡한 어른 같아 보이지만서도, 사회에선 아직도 미숙하기 짝이 없는 신참들,  이젠 어리다고 마냥 어리광을 부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20대의 이야기다. 아마도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막막하고 가장 실수도 많이 하며 또 가장 많이 배우는 시기일 신입 시절, 과연 미생의 주인공들은 그런 과정들을 통해 어떻게 성장해 나갈까? 그 첫 단추가 끼여진다는 점에서 어느때보다 흥미진진해지는 시기라 할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길고 긴 시험 기간이 끝이 나고 드디어 장그래씨의 입사가 확정된다. 일단은  계약직이지만 그래도 정식 직원으로 출근하는 길, 그의 마음은 희망와 설렘으로 부푼다. 늘 보던 상사들도 어딘가 달라 보이고, 어제까진 경쟁자였지만 이젠 동료가 되어 버린 입사 동기들은 새삼스레 친근하게 느껴진다. 장그래씨를 비롯, 장백기나 한석율 , 그리고 우리의 능력자 안영이등 신입사원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내기에 바쁘다. 장그래씨는 바둑을 배우면서 몸에 배인 조심성과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에서 나오는 추진력으로 점차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가는 반면, 장백기는 바쁜 상사가 자신을 걸리적거려 하자 이내 풀이 죽는다. 한석률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현장을 들썩거려 놓고, 안영이는 일을 시작하자마자 선배와 갈등을 빚게 된다. 어떤 것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깐깐함이 재무팀 부장과 맞짱을 뜨는 사태로 붉어지게 된 것이다. 뭣도 모르는 초짜가 상사에게 대들었다면서 화를 내도 좋았을 상황이었지만 연륜에 있어 선배인 재무부 부장은 너그럽게 그녀의 실수를 넘어가준다. 오히려 그것이 안영이의 능력과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알아봐준 것이다. 그간 배울 것이 없다면서 툴툴대던 안영이는 드디어 통찰력있는 선배를 만나 눈이 반짝한다. 이렇게 서서히 자신의 직업에 적응해 가는 신입들, 과연 그들의 앞날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까? 궁금해지게 만들던 3편이었다. 


  입단에 실패한 뒤 방황하던 장그래가 드디어 입사를 했다.  비록 바둑에는 실패했지만 이제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의 집 두개를 마련하기 위해 도전하는 길, 앞 날이 녹록치는 않겠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일단 그가 취직이 되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몰려 든다. 진짜로 현실속에 실재하는 사람이었다면 축하문자라도 건네고 싶을 정도다.  하긴 그가 취직이 되지 않았다면 이 만화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작가 자신이 방황을 시작했야 할 것이기에, 입사가 안 될리 없었겠지만서도,  알고 찍는 고스톱이라는것을 알면서도 왜 조마조마하면서 보게 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것이 영화나 만화나 소설이나,세상의  모든 흥미진진한 스토리들이 가진 특징일지도...알면서도 당한다는 것 말이다. 하여간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이 자신만의 인생의 바둑을 두어 나가는 첫 발을 내딧었다. 다행히도 그에겐 개성 넘치는 동료들이 있다. 그리고 좋은 선배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나가고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소소한 영웅들의 이야기. 우리가 하루 하루 분투하는 모습이나 사회를 보는 넓은 시야, 그리고 조금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볼만하지 않았는가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어떤 신입이었고, 나는 어떤 상사인가 돌아보게 만든다고 하던데, 틀린 말이 아니지 싶다. 우리 모두의 모습들이 조금씩 투영되어 있는 만화, 아직도 " 미생이 뭐라고? " 라고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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