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증언 1
존 카첸바크 지음, 김진석 옮김 / 뿔(웅진)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이혼 후 홀로 쓸쓸하게 살아가고 있던 기자 코워트는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하는 한 사형수의 편지를 받고는 호기심이 동한다. 허실삼아 교도소에 들른 그는 한 소녀의 강간  살해범으로 복역중인 로버트 얼 퍼거슨을 만나게 된다. 그마나 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형수로 교도관들에게 나름 신임을 받고 있던 그는 코워트에게 자신이 죄수가 된 것은 형사들의 고문에 의한 것이었으며, 전적으로 인종차별에 의한 편견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말을 신빙성 있다고 생각한 코워트는 퍼거슨을 취조한 두 형사를 만나보고, 그의 무고에 대한 심증을 굳힌다. 더군다나 우연인지 기적인지 그의 말을 뒷받침 해주는 이가 나타났으니, 바로 교도소 내에서 미쳤다고 소문이 자자한 사형수 블레어 설리반이었다. 그는 모호한 말투로 자신이 그 소녀를 강간 살해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며 형편없는 사법기관을 비웃는다. 어렵사리 시작된 재심은 결국 퍼거슨의 무죄 방면으로 끝이 나고, 그 일을 계기로 코워트는 플리쳐 상을 수상하게 된다. 설리반의 사형 집행일이 다가오자 모두들 그 사건은 이제 그것으로 일단락 되었다고 생각한다. 설리반이 코워트를 불러내 새로운 사실을 말하기 전까진 말이다. 설리반의 지시대로 그가 설명한 장소에 간 코워트는 노부부 두 사람이 살해당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이 설리반이 어렸을 때에 학대를 일삼던 계부와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코워트는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들을 누구보다 죽이고 싶어했던 설리반이 감옥에 갇혀 있는 판국이니, 그가 그들을 살해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과연 그들은 누가 살해한 것이며, 설리반은 어떻게 그 둘이 살해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일까? 코워트는 그것이 퍼거슨과 모종의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데...


꼼꼼하게 완성도 높게 쓰려 애쓴 티가 나는 소설이긴 했다. 다만 문제는 지나치게 떡밥을 여기 저기 뿌려 대느라 본문에 들어가기 까지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린다는 점, 해서 예기치 않게 독자로 하여금 치명적인 지루함을 불러 일으키게 하고 있었다. 아마 작가로썬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이었을 듯... 이 책을 정말 재밌게 만들 생각이었다면, 2권이 아니라 한 권 분량 정도로 압축했어야 했지 않았나 싶다. 등장인물들이 지나치게 많고, 별로 개성적이지 않은 그 등장인물들 하나하나에 역사와 성격을 만들어 주느라 페이지를 할해하다보니, 산만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살리는 문장을 썼었어야 했는데, 줄창 설명만 하는 문장들만 나열하다 보니, 산만하다 못해 지루해져 버렸다.  어떻게 전개 되는 것일까? 내진 과연 그 사형수는 무고한 녀석일까? 아니면 진짜로 못된 놈일까 라는궁금증에 끝까지 보긴 했지만 심각하게 집중해서 보게 되진 않더라. 흡인력 한 20% 정도? 읽다 말다 하기에 딱 좋은 그런 문장들, 그나마 호기심이 아니라면 끝까지 읽지도 못했을 것이다. 왜 굳이 이렇게도 많은 등장인물들이 필요했고, 그들에 대한 설명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원래 이 작가, 속도감 하나는 괜찮았는데 말이다. 하여간 처음으로 이 작가에게 실망한 그런 책이 되겠다. 그외에도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점도 별로였다.  이 책 저책에서 짜집기를 해서 만들어 낸 그런 책 같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짜집기를 하면 참신해 보일 거라 생각한 모양인데, 글쎄...무고하게 잡혀간 흑인 범인, 그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인종 차별을 주장하고, 거기에 등장하는 정의감 넘치는 기자의 출현, 처음엔 반신반의하다 결국 정의를 확신하며 사건에 뛰어 드는 사명감 넘쳐주는 기자는  자신이 잘못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한 치도 하지 못한다. 거기에 범인을 범인이라고 확신하는 흑인 경찰관이 등장하고, 기자는 그를 백인이 되고 싶어 환장한 흑인으로 여기고, 그 형사 역시 딱히 그런 기자의 편견에 딴지를 걸지 않는다. 말해봤자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들...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 하지 않으신지?  데자뷰처럼 말이다. 이런 것들을 그래도 하나로 묶어서 책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대단하다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누구도 작가에게  여기 저기가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하다고  말 해준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아마도 반전이 특이해서 그나마 이야깃 거리가 될 거라 생각한 모양인데, 물론 그것이 흥미롭긴 했지만서도, 그걸로 지루함과 식상함을 메우기는 부족해 보인다. 반전으로 먹여 살리기엔 너무 길게 늘어져서 말이다. 그나저나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 작가는 왜 인종 차별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것일까? 이름을 들어보면 유대인이 아닐까 싶던데, 왜 흑인의 차별에 그렇게 민감하게 촉각을 세우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진짜 인종차별주의자라서?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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