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44년, 아직은 아니지만 30년 후의 미래엔 타임머신이 개발되어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하게 된다. 문제는 그것이 아직은 불법이라 범죄 조직들만 몰래 이용하고 있다는 것, 그들은 주로 미래의 사회에선 가능하지 않은 청부살인을 과거로 보내 시행하고 있었다. 즉, 타겟을 과거로 보내 전문 킬러 조직인 " 루퍼 "들로 하여금 죽이게 한다는 것, 루퍼 입장에선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니 아무 문제가 없고, 미래에선 타겟을 죽인 자가 없으니 그야말로 완전범죄였다. 엄마에게 버림 받은 후 거리를 떠돌다 루퍼 조직에 들어온 조는 냉철한 킬러이다. 낮에는 미래에서 온 자를 제거하고 , 밤에는 마약에 절어 살던 그는 친구 세스의 방문에 깜짝 놀란다. 그의 말을 들어본 즉슨, 미래에서 온 자를 죽이려 가보니 바로 30년후 미래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루퍼들의 계약해지 통보 방식으로, 미래의 자신을 없애는 특이한 조건으로 그후 30년과 막대한 돈을 보장해주는 것이었다. 문제는 세스가 차마 미래의 자신을 죽이지 못하고 총을 거두었다는 것, 미래에서 온 세스는 새로운 보스인 레인 메이커라는 자가 악질이며, 모든 루퍼를 죽이고 있다는 말은 남긴 채 도망간다. 조직에게 쫓겨 벌벌 떨며 찾아온 세스를 조는 은궤를 지키기 위해 팔아넘기고, 결국 세스는 처형되고 만다. 세스의 죽음으로 미래의 세스 역시 사라지고, 그렇게 그 일은 일단락 지어지는 듯했다. 다만...


새로운 일을 맡아 현장에 나간 조는 미래에서 온 자가 30년후의 자신임을 알아본다. 어버버하는 사이 미래의 조는 도망쳐 버리고, 어렵사리 둘은 조가 아는 식당에서 조우를 하게 된다. 미래에서 온 조가 하는 말이, 원래 조는 은퇴식을 무사히 마치고 중국으로 건너 갔었다고 한다. 돈이 떨어지자 다시 킬러의 세계로 돌아간 조는 아름다운 중국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헌신적인 아내의 사랑에 힘입어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문제는 암살당한 지 딱 30년이 되는 날 그를 잡아가기 위해 루퍼 조직에서 왔고, 그 와중에 조의 아내가 살해되었다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자신의 눈 앞에서 죽는 광경을 목격한 조는 이대로 순순히 죽어주지 않겠노라 결심을 한다. 그리하여 어긋나 버리게 된 과거, 미래에서 온 조는 자신의 아내를 위해 새로운 과거를 만들 생각이다. 어린 레인 메이커를 잡아 제거해 미래의 골치덩어리를 해결할 생각인 그, 문제는 30년후 레인 메이커가 될 아이가 누군지 등록번호밖엔 모른 다는 점. 검색으로 그 번호를 가진 아이가 3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 미래의 조는 아이들을 살해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이에 현재의 조는 그를 막기 위해 그 아이들 중 한 명 집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조는 젊은 엄마 사라와 함께 살고 있는 귀여운 소년을 만나게 된다. 처음엔 그저 평범한 모자인줄 알았던 조는 아들 시드로부터 사라는 진짜 엄마가 아니며 진짜 엄마는 살해되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수상쩍은 기운이 흘러 넘치는 이 모자, 과연 이들이 숨기고 있던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이 미래와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30년 후의 조와 현재의 조, 현재의 조는 미래에서 온 자신을 죽이려 하나, 문제는 미래의 조가 그를 너무도 잘 안다는 것, 해서 그의 제거 시도는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30년이나 잘 살았으니 죽어달라고 애원하는 조에게 , 미래의 조는 그럴 수 없다고 도리질을 한다. 아내를 살려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임무가 그에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  엄마 사라와 아들 시드, 평범해 보이는 이 모자가 실은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는 당사자로 나온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멍할 수 밖엔 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었기 때문이다. 와, 이렇게 영화를 만들 수도 있구나 감탄하게 해주던 장면으로, 아마도 마지막 장면때문에라도 이 영화는 수작으로 남지 않을까 한다. 영화는 일단 차분차분 미래의 세계를 우리에게 설명한다. 조가 루퍼로써의 삶을 살 수밖엔 없었던 이유와 충분히 계약조건을 이해할만큼 세상 물정을 아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포함해서. 예기치 않게 일이 어긋나게 된 것은 그가 사랑에 빠졌고 , 그 사랑으로 인해 구원을 받았다는데 있다. 해서 그는 살해된 아내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다. 미래의 악당으로 자랄 아이를 미리 처단할 생각으로 말이다. 미래의 조가 하는 말에 어처구니 없어 하던 현재의 조는 시드를 만나면서 비로서 그의 말을 생생하게 실감하게 된다. 과연 시드의 비밀은 무엇일까?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한 모자의 분위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참기 힘든 궁금증을 자아내고, 결국 그 전말을 알게 되자 소름이 끼칠 수밖엔 없었다. 후반부를 보여주기 전반부를 달린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후반부의 스토리가 탁월하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자꾸 이야기가 흘러 가길래 도무지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럴까 의아했었는데, 알고보니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던 것이더라. 영화를 보기 전엔 과거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을 죽인다는 설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가는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 그보단 대의를 위해 자신을 버릴 수 있는가, 미래는 결국 현재의 선택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는걸 보여주고 있었다. 근래 본 SF 영화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미에, 30년 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으면서도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묘한 설득력, 그리고 감동까지, 잘 만든 작품이다.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좋다. 아귀가 좀 안 맞는다고 해도 용서가 될만큼 스토리 자체가 압권이다. 조셉 고든 레빗이나 브르스 윌리스등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것은 꼬마 시드를 연기한 피어스 가뇽이었다. 이 꼬마, 정말 연기 잘한다. 선과 악, 천진과 천재성을 동시에 갖춘 모호한 캐릭터를 군더더기 없이 표현하던데, 도대체 이렇게 연기하는건 어디서 배웠냐고 묻고 싶을 정도로 탁월하더라. 특히 마지막 홀로 기차를 타고 가면서 앙심을 품는 듯한 그 표정은 왜 조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엔 없었을지 절로 수긍하게 하던 장면이었다. 아마도 이 말은 영화를 보시면 이해하시게 되실 듯...선과 악 어디로도 튈 수 있는 싹을 길러내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라는걸 설득력있게 보여줘서 고마웠다. 하여간 그 꼬마 덕분에 영화가 한층 더 재밌었다. 아마도 그 꼬마는 나이 탓에 이 영화를 볼 수 없겠지만서도, 미래가 기대되는 재능 넘치는 어린 배우를 한 명 발견한 것 같아서 흐믓하기 짝이 없었다. 그 꼬마가 얼마나 귀여운가는 영화관에서 확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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