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교수 니시무라 유지는 딸 요리코가 공원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자 망연자실한다. 요리코는 14년전 아내가 교통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된 후 그 부부에겐 하나밖에 없는 귀한 자식이자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런 딸이 고작 열 일곱의 나이에 목이 졸려 살해된 채 발견되자 교수는 딸의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의 의지를 부추긴 것은 경찰의 무능도 한 몫했다. 경찰이 사건을 단순 연쇄 강간범의 소행으로 보고 그쪽으로만 수사를 하자 니시무라는 홀로 딸의 뒤를 다니기 시작한다. 시체 해부를 통해 밝혀진 딸의 임신 사실은 그를 또다시 놀라게 하고, 교수는 딸의 죽음이 임신과 관련이 있을 거라 직감을 한다. 딸의 상대를 찾아 나선 그는 추리 끝에 상대를 알아내게 된다. 그리곤 본인이 직접 범인을 단죄하고 그 역시 자살하기에 이른다. 아내에게 그간의 사정을 설명한 수기를 남긴 채... 다행히 자살 시도는 미수에 그쳤지만 수기는 공개되어 그의 사정이 세간에 알려지게 된다. 그렇게 요리코의 복수는 일단락 되는 듯했다. 학교의 이미지 타락을 우려한 학교 이사진에서 탐정 린타로를 고용하긴 전까진 말이다. 겉은 사건의 진상을 밝혀 달라는 것이었으나, 실은 사건에 혼선을 주고 왜곡하기 위해 고용된 린타로는 그들의 뜻을 짐작하면서도 정석대로 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그리곤 니시무라 교수의 수기 자체에 모순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린타로가 발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것이 요리코의 죽음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니시무라 교수가 살해한 학교 교사는 진짜 요리코를 살해한 것이 맞는 것일까? 혹 니시무라는 전혀 엉뚱한 사람을 살해한 것은 아닐까? 린타로의 궁금증은 커져만 가는데...


실은 이 책은 다른 연애 소설과 제목을 착각해 집어온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 책의 저자인 노리즈키 린타로와는 인연이 늘 어긋나서,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라는 저자의 책이 재밌다고 해서 들고온 책이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었고, 이 책 역시 30대 노처녀의 사랑 이야기를 연대별로 썼다는 일본 소설인줄 알고 가져온 것이다. 이 리뷰를 쓰기 전에 검색에 검색을 해봤는데, 결국 그 책의 제목은 알아내지 못했다. 뭐, 어쩌다보면 찾아지게 되겠지. 해서 꿩대신 닭이란 심정으로 읽게 된 책, 물론 달달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고 책을 펼쳐 들었건만 책을 펼치자 마자 살인 사건이 나오는 바람에 식겁하긴 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쭉 , 이걸 읽어 말어 하는 갈등 속에서도 읽긴 했는데, 딱히 엄청나게 기분이 좋진 않더라. 기대했던 것이 아니니 그럴만도 하다. 그럼에도 요리코는 왜 죽었어야 했는지, 그리고 누가 죽인 것인지가 궁금해 끝까지 보긴 했다. 결론은 뭐, 다음번엔 꼭 제목을 기억하자 정도?  흥미로웠던 것은 이 책의 탐정이 제목에서 처럼 " 요리코를 위해서" 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데, 그가 왜 그런 말을 하고 다니는지 이해가 되더라는 점이었다. 이 소녀의 죽음의 발단은 그 누구도 요리코를 위하지 않았다는 것에서 시작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녀를 사랑했었더라면 아마도 이런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한 가정사가 형사범죄라는 파국으로 이어지게 된 데는 일본 사회의 냉정한 단면이라고 해야 하나? 혈육이라고 해도 한번 미워 하면 끝까지 미워 하는 , 도무지 측은지심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길 없는 일본인들의 성정에 있는 듯해서 보기 좋지 않았다. 사건을 만들기 위해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상황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싶은 의구심도 있었고. 결국 극단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모양새가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서도, 적어도 이야기를 냉정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점만큼은 높이 사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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