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라이프 SE - (다큐멘터리 '동' 수록)
지아 장커 감독, 자오타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중국이 얼마나 거대한 나라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인지 어렴풋이 헤아리게 된 영화다. 그들의 무심한 듯한 표정 속에 살아 있던 인정들, 눈이 시릴 정도의 어마어마한 절경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지만, 그곳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내느라 경치는 안중에 없다. 아내를 찾아온 남자와 남편을 찾아 온 여자, 둘의 사람 찾기, 인생 찾기, 행복 찾기는 안스러울 정도로 절박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원하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차피 그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해피엔딩이란 환상속에서나 존재할 뿐, 현실속의  해피 엔딩이란 잠깐동안 스쳐 지나가는 찰나에 불과할 지 모른다. 중국의 절경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고,세상은 놀라움 투성이지만, 눈을 들어 그것을 바라볼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 조차 드문 현실, 삶에 치이고, 배반당하며, 오해 받고, 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극히 건조한 톤으로 들려주고 있었다. 삼협을 유유히 흐르는 무심한 강물처럼, 사람들의 인생 역시 그렇게 흘러 가고 있나니...느리게 흘러가는 영화의 박자에 몸을 맡기고 보지 않는다면 필시 지루하게 느껴질 영화. 볼 때는 전혀 불만이 없었음에도 , 아쉽게도 보고 나니 기억에 남는게 없다, 물론 중국 삼협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잊기란 지난한 일이므로 그건 빼고서 말이다.

 

 
이 영화의 일등 공신은 중국의 경치였다. 우리가 아무리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에 대해 거품물고 떠든다고 한들, 중국의 자연에 비하면 명함을 못 내밀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던 장면.  아무리 충성심에 우겨댄다고 해도 우린 그들의 스케일에 비하면 소박한 정원에 불과하더라....중국인들의 만만디, 그들의 저력, 그들의 자부심, 그들의 오만함, 그들의 거만함이 순간 이해가 됐다. 개인으로 중국인은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나라로써 중국은 결코 아무것도 아닌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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