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벽돌공 테드는 5살때 이래로 집 앞 정원을 파며 고고학자로써의 꿈을 키워온 청년이다. 언젠가는 자신이 대단한 것을 찾아낼 것이라는 집념 하나만은 그대로인 테드는 그 열정때문에 올해만도 7번째 해고를 당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럼에도 마냥 낙천적인 그에게 행운의 기회가 주어 진다. 친하게 지내던 고고학 교수가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대신 황금의 도시인 파이티티를 찾아가는 페루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 것, 파이티티를 열 수 있는 비밀의 열쇠라는 반쪽짜리 석판을 가지고 떠난 테드는 공항에서 나머지 반쪽을 가지고 있는 사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고 만다.

                                            < 석판을 맞춰 보고 있는 테드와 사라>


하지만 석판을 쫓는 것이 둘 만이 아니라서, 테드는 페루에 도착하자마자 악당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된다. 간신히 그들의 손에서 벗어난 테드는 사라의 아버지가 같은 일당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사라와 테드는 사라의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해 마추피추로 가게 된다. 마추피추에 도착한 일행은 사라의 아버지를 찾기도 전에 악당들에게 다시 잡히고 만다. 악당들 손에 잡혀 있던 아버지와 만나게 된 사라 일행은 협박에 못 이겨 석판을 넘겨 주게 된다. 드디어 파이티티가 어디에 있는 지 알게 된 악당들은 사라의 아버지를 데리고 떠나고, 남겨진 사라와 테드 일행은 석판의 열쇠 뒤에 위치해 있던 진짜 파이티티의 지도를 발견하게 된다. 악당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갔다는걸 알게 된 테드 일행은 진짜 파이티티를 향해 탈출을 시도 하는데...과연 그들은 파이티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황금의 도시는 진짜로 실재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전설상으로만 내려오는 뜬구름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별로 재밌다는 소리를 듣지 못한 탓에 별 기대 없이 보러 갔는데, 의외로 그럭저럭 괜찮았다. 혹시나 작년에 본 <아더의 크리스마스> 같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적어도 그 수준은 아니더라. 다행이다 싶었다. 그러고 보면 <아더의 크리스마스>가 진짜로 끔찍하긴 했나보다. 그 트라우마가 본 지 1년이 다 되가는데도 여전히 상기되는걸 보면 말이다. 하여간 영화도 잘 골라야지 잘못 골랐다간 이렇게 잔상이 남아서 악몽을 꾸게 된다. 해서 굉장히 좋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럼에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 영화, <테드>는 딱히 굉장하다는 점은 없었지만 소소한 재미로 점수를 따는 그런 영화였다. 말하자면 강한 한방은 없지만 계속해서 작은 잽들을 날려대는 그런 영화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보자면, 강한 캐릭터는 없지만 깨알같은 웃음을 주는 등장인물들로 빈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특히나 분노한 새로 나오던 앵무새는 벨조니가 압권이었는데, 말을 못하는, 새라고 불리는걸 싫어하는, 건방지고, 삐닥하며, 한 성깔하는 인물로써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었다. 녀석이 등장하면 왠지 분위기가 살면서 무언가 재밌을 거란 기대를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이 애니에서 가장 성공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한다. 그외 쿠키라면 불물을 못 가리는, 덕분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고만 치고 다니지만, 그 사고 덕분에 우연히 테드 일행을 구해주기도 하는 강아지 제프나, 걸어다니는 만물상으로 모든 사람들을 고객으로 모시는 프레디는 그 탁월한 장사꾼 기질로 관객들을 웃기고, 나머지 시간에는 테드 일행들이 모험을 무사히 마치게 하는데 일조함으로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더 무섭게 생겼구만 테드를 보곤 벌벌 떨던 파이티티의 수호신 미라도 눈길을 잡아 끌기에 충분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별 의미없는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알보고니 나름 존재감이 있는 등장인물이더라. 특이하게 생겨서인가 아이들에겐 그 캐릭터가 더 인상이 깊게 보여지는 듯했다. (아, 이때의 아이들이란 내 조카를 일컫는 것임. 내가 아는 아이가 조카밖엔 없어서리...단수를 복수로 확대 해석함엔 주의 요망~~~!)


< 주연들 외의 등장 인물들을 모아놓은 포스터, 이 영화에선 오히려 주연보다 조연들의 활약이 더 돋보인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과연 민주적인 애니라고 할 만했음.>


더빙판으로 봤는데, 최고의 더빙이었다고는 못하지만 괜찮았지 싶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엔 하하를 좋아해서인지 테드의 목소리에 별로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다만 아쉽게도 3D 효과가 워낙 미미해서 2D로 보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었다. 아마 차이가 없지 않나 싶다. 3D 효과라고 할만한게 없었으니 말이다, 딱히 3D의 강렬한 효과를 기대한 것이 아니라서 불평하지 않고 넘어가긴 했지만서도, 이렇게 별 차이 없는 3D라면 굳이 3D로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지 싶다. 스토리도 그냥 저냥 무난하고, 유머도 간간히 터져 나오고, 앵그리 버드는 귀여운데다, 결론도 화끈해서 적어도 애니로써의 이름값은 하지 않았는가 한다. 처음 만난 스페인 산 애니인데, 자국에서 유독 히트를 쳤다고 한다. 그걸 보면 아마도 스페인 사람들은 여전히 잉카 제국의 황금에 대해 미련 내진 향수가 남아 있는가 보다. 영화 줄거리 속에 투우 장면이 뜬금없이 나와서 수상타 했는데, 아마도 그것이 뜬금없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스페인의 정서가 배여 있어 스페인 사람들이 열광한게 아닐런지...그런데 여기서 의문!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면서 왜 굳이 주인공을 미국인 벽돌공으로 한 것일까? 그게 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애니의 주인공이 늘 미국인이여야 한다는 법은 없을텐데 말이다. 갑자기 이유가 궁금해지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