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킹 우드스탁
엘리엇 타이버.톰 몬테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때는 바햐흐로 1969년,  당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어떻게 촌동네인 뉴욕주 베델에서 열리게 되었는지 들려 주던 책이다. 굳이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자면 '우드스탁 개최하기 ' 정도의 뉘앙스라고 할까. 이 책의 저자인 엘리엇은 우드스탁이 열리던 당시 암울한 삶을 살고 있던 범상치 않은 게이 청년이었다. 딱따구리처럼 잔소리만 해대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묵묵히 감당하며 살아가는 아빠. 그 둘이 환상적으로 말아먹고 있던 모텔을 구하기 위해 인생과 돈과 열정을 바치고 있던 엘리엇은 근처 우드스탁에서 열리기로 한 뮤직 페스티벌이 개최 허가가 취소되는 바람에 무산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것은 어디선가 자신을 향해 구원이 손길이 올거라는 허황된 망상으로 막막한 삶을 버티고 살던 엘리엇에게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메시지 그 자체였다. 곧바로 우드스탁 운영진에게 전화를 건 엘리엇은 자신에게 페스티벌을 열고도 남은 공간은 물론이요, 개최 허가권까지 내줄 수 있음을 알려 준다. 그 소식에 그간 우드스탁을 준비해오던 마이클 랭 이하 운영진들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가 알려준 베델이라는 촌동네로 내려온다. 엘리엇의 친구 목장을 본 운영진은 그곳이 천혜의 음향 효과를 가진 무대가 될 것임을 알아보는데... 


그리하여 우드스탁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페스티벌은 베델이라는 관광객이라고는 가물에 콩 나듯 하는 곳에서 열리게 되는데, 아루 아침에 예약율 0%에서 100% 초과 달성을 경험하게 된 엘리엇의 가족들은 넘쳐나는 사람들과 밀려 오는 돈다발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엘리엇을 흥분하게 한 것은 우드스탁 공연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의 자유분방함과 유연한 사고들이었다. 게이라는 성정체성을 부끄럽게 숨기고 살았던 그는 평생 처음으로 자신을 떳떳하게 드러내고 괜찮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데...


우드스탁이 어떻게 베델에서 열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당시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들려 주던 책이다. 우드스탁에 대한 신화가 아니라, 그것을 주최한 당사자로써 당시를 회상한다는 점이 특징으로, 누구보다 열렬히 우드스탁을 지지하던 한 청년의 신나는 모험기 정도로 봐주시면 되지 싶다.누구보다 그 자신이 우드스탁을 통해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일종의 성장기 정도?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도 달라지게 한 것을 보면 당시의 에너지가 대단하긴 했던 모양이다. 무엇보다 정체되고 보수적이며 진실을 말할 수 없었던 사회 분위기에 엿을 먹이고, 자신들만의 자유스럽고 자유분방함을 드러냈다는 점이 젊은 세대들에게 먹힌 것이 아닌지...사랑이 없는 가족에 보수적인 마을 분위기에서 비밀을 갖고 살고 있던 게이 청년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놓고 말 할 수있는 용기를 내도록 만들었다는 자체가 대단한 것이었지 않나 한다. 이 저자에겐 정말로 하늘에서 내려전 구원이 동아줄이 아니었을런지...


이 책을 보면서 게이에 대해 안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렸을때부터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생각했다는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섹스에 몰두하게 된다. 본인은 좋아서 한 것이라고 하는데 어찌나 심난하던지...나중에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본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우드스탁에 대해 알까 해서 보게 된 책인데, 설핏 게이에 대해 알게 해줬다는 점에서 그걸 다행이라 해야 할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섹스에 대한 묘사가 좀 거슬려서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정체를 비밀로 해야 한다는 것만큼 끔찍한 형벌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사회가 자신에 대해 침묵하도록 개인에게 압력을 가한다면 그건 사회 잘못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이유로 그들이 그렇게나 고통을 당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무가치한 생각들이 아닐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