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첫인상은 항상 배신한다 - FBI 심리학의 첫 번째 충고
메리 엘런 오툴 & 앨리사 보먼 지음, 유지훈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원제를 직역하자면 <위험한 직감> 정도? 인간인 우리는 자신의 직감을 믿지만 실은 그게 얼마나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인가를 설명해주고 있던 책이다. 전직 FBI 최고의 프로파일러였던 저자는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연쇄 살인마들을 직접 만나 보기도 하고, 잡기도 하면서 그들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상식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연쇄 살인범을 만나면 우리들이 직감적으로 무언가 틀렸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즉 본능이라는 레이다가 작동을 해서 즉각적으로 알아볼 것이라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우리가 상상하는 험상굳게 생기고, 변태적이고 험악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사람이 연쇄 살인범이기는 힘들다고. 연쇄살인범들은 잘 생기고, 친절하고, 신사답고, 인사 잘하고, 좋은 이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우리네 보통 이웃들 중에 연쇄 살인범이 있다고 보면 된다는 것. 해서 연쇄 살인범을 잡고 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우린 전혀 그걸 몰랐어요~~ 라고. 그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여요. 도 그렇고...요즘 < 이웃 사람>이라는 영화를 하고 있던가 보던데, 그 영화를 안 봐서 뭐라 하긴 그렇지만서도, 의심스러운 사람은 오히려 범인일 가능성이 적다고 한다. 실제로 범인을 만나서 취조를 해보면 정말 이 사람이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란 말이지? 라면서 취조하는 사람 조차 헷갈릴 정도라고. 끊임없이 이 사람은 연쇄 살인범이다, 변태다라는걸 되새기지 않는다면 그냥 악수를 하고 풀어주고 싶을 정도로 세련되고 점잖으면 친절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놀랍지 않는가?
해서 이 저자가 하려는 말은 이것이다 .직감을 믿지 마라. 끊임없이 의심하고 의심하라. 특히나 전과가 있는 사람의 경우는 의심하고 의심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것을 함부로 간과하지 마라는 것이었다. 자신이 사람을 잘 알아본다고 믿는 사람이나, 무턱대고 사람을 믿는 사람들은 조심할 것. 그러다 당하면 본인들만 손해니 말이다.
첫인상을 믿지 말라고, 연쇄 살인범등 싸이코 패스들은 절대 당신이 알아볼리 없다는 것등은 잘 알겠다. 이 저자의 말에 의하면 수년간의 단련이 아니라면 직감만으로 그들을 알아본다는건 어불성설이라고 한다. 그만큼 그들은 변장의 달인이고, 그들의 정체성중의 하나가 전혀 죄책감이나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죄 때문에 행동이 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이 범죄를 계획하는 치밀함을 생각하면 당신들이 그걸 알아보고, 막을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고.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건 미디어가 만들어 낸 환상이라고 한다. 자신들 같은 수사반원들도 못 알아차리기 일쑤고, 잡고 나서도 그들의 친절해 보이는 모습에 깜빡 속는다고 하니 말이다. 죄를 지었으니 눈을 못들고 못 마주칠 것이라는 생각도 잘못 된 것이라고. 그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주 똑바로 당신의 눈을 들여다 본다고 한다. 취조장에서 형사들을 마주하고 있어도 말이다. 재밌지? 우린 그래도 그들이 조금은 뉘우친해요.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데 말이다. 아예 그런건 기대도 하지 말고, 그저 잡혀 준것에 대해서만 감사하라고. 그리고 평범한 당신이 그들을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는 절대 절대 상상하지 말라고 한다. 진짜로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프로파일과 연쇄 살인범이 실체는 다르니 말이다.
범죄자들에 대해 우리들이 전혀 눈치챌 수 없다는걸 알려 준다는 점은 좋았다. 나는 그래도 살인범 정도를 만나면 느낌이 이상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는 군. 흠...우리 이웃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고, 하지만 단언컨대 당신은 절대 그를 못 알아볼 것이라고, 오히려 그가 굉장히 좋은 이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99%라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세상이다. 역시나 수사관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험악하기 그지 없더라.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선 최소한 영약해져라 라고 말하던데, 말하자면 잘땐 문을 잠그고 잔다든지, 처음 만나는 사람을 호감이 가는 인상이라는 이유로 마음껏 믿어서도 안 된다는 든지, 그가 실수로 내뱉은 이상한 말들은 그냥 넘겨선 안 된다 든지. 뭐 ,그런 것들, 한마디로 경계를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가 이 책의 장점. 그 외에 아무리 읽어봐도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구분해 내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지 않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한번에 알아보는 그런 메뉴얼은 어디에도 없는 가보다. 하여간 첫인상을 믿지 말것, 그것만 알아 둔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