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숏 Big Short - 패닉 이후, 시장의 승리자들은 무엇을 보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1. <라이어스 포커>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의 신작. 2008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서프라임모기지론 사태를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처음 이 책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살까 말까 망설이다 서둘러 보고 싶다는 충동을 자제한 채 도서관에서 구입해주기만을 기다렸는데, 결과적으로 충동을 자제한 것이 옳았음을 알게 됐다. <라이어스 포커>를 쓴지 20년지 지났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마이클 루이스의 글발은 나아지지 않는 듯하다. <라이어스 포커>에서 보여준 인간에 대한 통찰이나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그걸 설득력있게 설명해주던 명징함이 이 책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으니 말이다. 실망이었다. 작가가 쓰는 책마다 대박을 터뜨린다는건 사실 무리이고,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둘러싼 문제들이 워낙 복잡하고 기괴하다보니 그걸 말끔하게 정리한다는게 불가능하긴 했겠다 싶지만서도... 그런 생각들이 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걸 보니 내가 이 작가를 꽤나 편애하긴 하는가 보다. 뭐,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그만의 통찰력이 가끔씩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긴 했었으니, 책은 아예 안 읽는 것보단 낫겟지 싶다.

 

2. 자신의 저작인 <라이어스 포커>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얼마나 무지하고 무모하며 이기적인가를  화끈하게 폭로했던 저자는 그 이후에도 여전히  금융 시장이 그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 한탄한다. 별다른 조치나 반성이 전무했던 것이다. 이러다 조만간 금융 시장의 붕괴가 벌어지지... 하면서 지켜보던 그는 서프라임 사태로 인해 미국 금융 시장에 혼란이 벌어지자 아니나 달라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곤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추측했거나 예언했던 소수의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그들을 만나 사태가 벌어지기 전부터 시장의 붕괴를 기다려온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마이클 루이스는 자신이 들은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어떻게 측발이 된 것일까? 

 

2. 지나고 보니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심각성이나 명백함을 아무도 못 알아차렸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랐다고 한다. 아마도 <블랙 스완>의 효과라고 할 수 있겠지? 모두들 보고 듣기는 했으나 설마~~ 라면서 부인하던 시절 말이다. 이 책에서 내가 흥미를 가진 것은 마이클 루이스가 지적한대로 아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이 아니라, 모두들 알아차리지 못한 가운데 그것을 알아채고 경종을 울려대던 사람들이었다. 그들 시각에서 보자면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사태를 이끌고 가는 금융계 사람들이 이해 안 가겠지만서도, 세상 기준으로 보면 그들이 이단아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사태의 도래를 맨처음 골방에서 알아차렸다는 마이클의 경우는 더 그랬다. 특히나 그가  <야스퍼스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이상하게도 주식에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야스퍼스 증후군 사람들이 꽤 된다. 그들에겐 자아를 방해하는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는--독불 장군이라는 뜻--집중력이 대단해서 어느 한 분야에 몰두하면 끝장을 본다고 한다. 맘만 먹으면 남들이 지쳐 나가 떨어지는 천 페이지에 달하는 계약서도 읽어내려 가는 능력이 된다는 뜻이다.  결국 , 부자란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로구나 싶기도 하다.  충동성과 집중력의 극과 극이 만나는 곳이 바로 주식 시장이라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곳에서 마지막에 성공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야스퍼스 증후군 환자란 사실은 흥미롭다. 왜냐면 그들은 사회 능력이 떨어지므로 심리전에 흔들리지 않고, 단지 분석에 의해서만 그리고 옳다는 확신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사람들이라 그렇단다. 말하자면 주식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야스퍼스 증후군 환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고나 할까. 하여간 그런 분석력과 집중력, 그리고 분석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그들이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재밌었다. 솔직히 부러운 마음도 있었지만서도, 그들이 그런 능력을 지닌 만큼 사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걸 생각해보면 균형이 어느정도 맞는 듯...


그렇게 서프라임 사태를 예측했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한 것을 바탕으로, 그것이 어떻게 촉발 되었으며, 그 당시가 얼마나 급박했었는지, 그리고 서프라임 사태의 예측을 바탕으로 거부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럭저럭 볼만은 하다. 지루한 면이 많긴 했지만서도, 뭐...인간의 이야기는 어느정도는 매혹적인 점이 있으니 말이다. 뭘 기대하시건간에 한 가지 정도는 배우실 듯...


그나저나 나는 말이지, 마이클 루이스의 새 책을 기다리련다. 제발 제발, 마이클 루이스님, 과거의 글발을 되찾아 주셔요!!! 한국의 광팬이 기다립니다요. 당신의 빛나는 통찰력과 유머 감각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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