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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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간 하버드 졸업생들 268명을 추적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행복의 조건을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72년이면 한 인간의 생이 마감되어 사라질때까지라 볼 수 있는 긴 시간이다. 한마디로 그가 성장하고 늙어가는 전 과정을 스캔해 볼 수 있었다는 뜻. 단지 한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다 보니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통계를 내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식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예를 들자면 알콜중독자에 마약 중독자, 걸인으로 살면서도 행복하다고 주장하는건 물론 가능하지만서도 , 그걸 행복하다고 인정하진 않는다는 것이 연구자의 기본 자세란 뜻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행복의 조건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게 됐는데...의외로 행복이란 단순한 것이더라.  인간으로 살면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고, 즐기며,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행복의 전부였으니 말이다. 거창한 성공을 하지 못해도, 백만 장자가 되지 못한다 해도, 석학이 되어 세계를 놀라게 하는 연구를 발표하지 않는다해도 한 인간으로써 누리는 행복의 양에는 상관이 없었다. 사람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성공도 사실 그다지 행복엔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하니, 보통 사람이라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냐. 이러한 정보조차 행복에 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관념과 거리가 있었지만 다른 것들 역시 우리네의 생각과 다른 것들이 많았다.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보면...


1. 어린 시절의 불행이 장년의 불행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버전이 가능하다는 것. 하니, 어린 시절 학대를 당하면서 자란 사람들이여, 좌절하지 말지니라. 인생 역전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 반대도 사실이라는 것이었다. 행복한 어린 시절이 어른이 되었을 때의 행복을 보장하진 못한다는 것!  오, 이것이야말로 깜짝 놀란 결과였다. 어린 시절에 행복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한 인생을 꾸려 나갈 것 같은데 말이다. 학습 효과가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는 모양...

2.머리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인생을 꾸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 반대로 말하면 머리가 나쁜 사람도 얼마든지 행복한 인생을 꾸려 간다고 한다. 좋은 두뇌는 행복의 충분 조건은 될지 모르나,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것! 

3. 행복한 인생을 보장하는 가장 최고의 레시피는 좋은 배우자라고 한다. 좋은 배우자와 꾸리는 안락한 삶이야말로 모든 과거와 현재 미래의 불행을 없애거나 막거나 한다는 것, 다른 말로 하면 모든 불행의 시작은 인간관계에서 시작되기도 한다는 뜻이 되겠다. 하니 지금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감사하시길. 그건 다 당신 옆에 있는 착한 배우자 덕분일 수 있으니 말이다.

4. 아무리 좋은 재능과 부를 타고 태어 났다고 해도 알콜 중독, 중병등 건강을 상하게 하는 것에는 당할 장사가 없다고 한다. 하니 그런 것들을 만만하게 보지 마시길.

5. 행복은 개인 자신의 성장에 달려 있기도 하다. 즉, 정체되어 죽어 버리는 삶은 그 누구에게도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성년이 되면 자기 자신만의 독립된 삶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성장이란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6. 사회적인 압력도 행복을 좌우하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성차별, 인종 차별, 장애인 차별등 갖가지 사회적 압박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한 개인이 행복하기 위해선 사회 분위기 역시 일조를 해야 한다는 말씀. 우리가 편견에서 자유로워져야 하는 또 한가지 이유다. 타인을 불행하게 하니 말이다.


이를 조합해 보면, 결국 한 세상 사는 것이 별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써야 할만큼 돈을 벌고, 좋은 사람과 인생을 함께 하며, 자식도 낳아 길러보고, 그 자식이 손자를 낳아오면 그들과 친하게 지내고,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 그런 삶을 산다면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에도 별로 억울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참으로 간단한 수식 아닌가? 행복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얼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반가웠던 책, 자신은 어디쯤 와 있을까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보심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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