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슬퍼? 코끼리와 꿀꿀이 2
모 윌렘스 지음, 김혜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지난 주 일곱 살 난 조카가 주말에 자고 간다는 말에 부랴부랴 도서관에 다녀왔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젠 더더군다나 더 몸으로 놀아주는 것에 한계를 느끼기 때문에--나는 늙었고 , 조카는 젊어지니 어쩌겠는가.-- 비는 시간에 책을 읽어줄 요량으로 말이다. 해서 빌려온 9권중 하나.결론만 말하자면 결국 읽어주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 조카가 원치 않아서다. 책을 쌓아 놓은 것을 힐끗 보더니만, 내가 기꺼이 읽어주겠다는 선심어린 말에도 뒤적뒤적 책을 휘젔기만 하더니, 이렇게 선언하는 것이었다. 책은 하루에 한 권만 읽는 거라고. 더군다나 이 많은 책들 중에서 딱히 읽고 싶은 책이 없다고 말이다. 해서, 결국 조카에게 읽어주기 위해 빌려온 책을 고모가 읽게 되는 불상사를 맞게 되고 만 것이었다. 깊은 산속 옹달샘 토끼 신세가 되어 버렸다고나 할까. 그래도 심혈을 기울여 빌려온 책이기에, 리뷰를 남겨 보려 한다. 비록 조카에게는 퇴짜를 맞았지만서도 누군가 이 책에 대해 궁금해할 사람들이 있을 거란 확신을 하면서...


친구야 슬퍼는 두 친구간의 우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것이 특징이다. 코끼리인 코보가 슬픈 것을 보게 된 돼지 피기는 친구를 기쁘게 위해 이런 저런 이벤트를 벌인다. 그런데 문제는 피기가 무엇을 하건 간에 코보의 우울이 가시지 않는 다는 것, 결국 친구를 슬픔에서 구제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피기는 포기하기에 이른다 . 그런데 피기를 본 코보가 너무도 행복해 하는 것이 아닌가. 코보 왈, 조금전 카우보이랑 어릿광대랑 로봇이 다녀갔는데 피기가 없어서 너무 슬펐다는 것.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인 피기가 옆에 있어서 기쁘다고 말하는 코보를 보면서 피기는 할 말을 잃는다. 어이가 없음에도 코보가 기쁘다니 다시금 기분이 좋아지는 피기, 코보에게 한마디 한다. 아무래도 너 안경을 바꿔야 겠다고 말이다.


과장이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인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될때가 있다. 어떤 재밌는 영화나 책, 드라마나 멋진 배우, 근사한 장소나 맛있는 음식도 내가 사랑하는 인간만큼 기쁨을 줄 수는 없다고 말이다. 그런 말을 단순하게 그림으로 그려 낸 것이 아닐까 했다. 해서 어느정도는 코보의 말에 공감을 하게 됐다. 친구야 네가 있어 정말 좋구나 라는 말을 할 수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그런 행운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 아닐까 한다. 부디 내 조카에겐 그런 행운이 함께 하길...고모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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