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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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에서 돌아온 형사 피아는 공항에서 사건 호출을 받게 된다. 풍력 에너지 개발 회사인 윈드프로에서 경비원이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허겁지겁 반장 보덴슈타인을 대신해 현장으로 달려간 피아는 살인 사건이 아닐까 추측하지만, 도무지 술주정뱅이에 가난한 경비원을 누가 살해했을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그럼에도 의심스러운 사람이 없는건 아니었으니 바로 회사 사장인 타이센, 피아는 그가  경비원을 살해하지는 않았다 해도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직감한다. 하지만 그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 피아는 회사 관계자들을 수사하던 중 그 회사의 주변이 그동안 시끄러웠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회사에서 발주하려는 풍력 발전소를 반대하는 지역 시민 단체와 알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시민 단체를 이끌고 있는 재니스는 과거 그 회사에서 잘린 직원으로 복수심에 겨워 회사를 망하게 하기 위해 발악을 하고 있었다. 재니스의 행동이 하도 극단적이다 보니 그의 행동을 의심하는 가운데 또 다른 살인 사건이 터져 버린다. 바로 시민 단체의 열성 단원으로, 그의 땅이 발전소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서 그간 회사로부터 거액의 제의를 받고 있던 사람이었다.  과연 그를 죽인 것은 누구일까? 유산 상속을 노린 그의 자녀들일까? 아니면 개발을 하는데 눈에 가시처럼 구는 그를 제거하고팠던 회사측일까? 피아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사건이 의외로 연결이 되어 있는건 아닐까 추측을 해보지만, 둘을 연결해줄 실마리를 딱히 찾지 못해 애를 먹는다.


한편, 생각지도 못하게 아내에게 버림 받은 뒤 방황하던 반장 보덴슈타인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자신이 우울하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길이 없는 그에게 구세주처럼 한 여인이 나타난다. 그녀는 바로 니카, 경비원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중 만나게 된 그녀에게 그는 한 눈에 반하고 만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만난 사람과는 엮이지 않는다는 원칙때문에 주저하는 그에게 그녀가 찾아온다.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이 있다고 바들바들 떨면서..천천히 그녀의 과거를 듣게 된 보덴슈타인은 처음엔 반신반의하지만 점차 그녀의 말을 믿게 된다. 그녀를 지켜 주겠다고 다짐하는 보덴슈타인,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피아는 화를 내면서 그의 어리석음을 질타한다.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펄펄 뛰던 보덴슈타인은 혼자만이라도 니카를 보호하겠다면서 그녀와 스위스로 여행을 떠나는데...


넬레 노이하우스, 참 특이한 이름이다. 절대 한번에는 못 외우지 싶은, 그보단 진짜 본명일까 싶기도 하다. 하여간 작년에 이 작가의 책들이 인기를 끌었었는데, 그때는 소 닭 보듯 하다 어떻게 이 책이 손안에 들어왔는데, 의외로 재밌었다.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겠더라. 처음부터 독자를 잡아채더니만, 끝까지 밀어 붙이는 박력이 대단하다. 이야기 자체도 탄탄하고 말이다. 이렇게 밀도 높기도 쉽지 않은데, 여성 작가가 쓴 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치 이야기를 끌어가는 폼새가 진지하기 짝이 없었다. 실제 형사들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끔 사실적인 묘사들도 그렇고, 인물에 대한 통찰력이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추리 소설이다 보니 인간의 본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도 ...그렇게 끝까지 밀어 붙이는 작가는 별로 없는데, 이 작가 예사롭지 않았다. 가정 주부가 쓴 것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심리도 완벽하고, 수사를 하는 과정에도 무리가 없다. 요즘 여성 작가들을 보면 남성들 못지 않게 터프하다. 여성 작가라면 말랑말랑하고 말도 안 되는 로맨스 소설이나 쓴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간 듯. 해서 새로운 거물 여성 추리 작가의 탄생을 반기면서...이 작가의 책들은 앞으로도 다 볼 생각이다. 이거, 은근히 봐야 할 추리 소설 시리즈가 늘어나는데...그것들을 따라 잡는 것만으로도 한 해 독서량을 채우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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