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는 고양이다 (1disc)
이누도 잇신 감독, 우에노 주리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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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천재 순정 만화가 아사코는 13년째 키워온 고양이 사바가 조용히 눈을 감자 실의에 빠진다. 그녀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일만 하면서 살아왔음에도 외롭지 않았던 것은 사바 덕분이었다. 새끼 고양이였던 사바를 우연히 거두게 된 아사코는 당시만해도 사바가 자신에게 그렇게 커다란 기쁨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었다. 사바가 자신에게 준 사랑과 추억을 되새기면서 우울에 빠진 아사코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 기력마저 잃고 만다. 그런 아사코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어시스턴드들, 하지만 그녀들에게 딱히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용기를 낸 아사코는 동네의 팻 샵에서 딱 맘에 드는 새끼 고양이를 데려온다. 이름을 구구라고 짓고 다시 한번 고양이 엄마에 도전한 아사코는 점차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간다. 왜 이름이 구구냐는 어시스턴드들의 질문에 한번 맞혀봐~~! 라고 미소 짓던 아사코는 구구가 어느날 집을 나가자 얼굴이 사색이 된다. 구구를 찾아 공원으로 간 아사코는 신비한 아우라를 뿜어대는 연하의 세이지를 만나게 된다. 세이지 덕분에 구구를 찾게 된 아사코는 오랜만에 자신이 설렌다는 사실에 놀라고 만다. 그런 아사코를 지켜보던 어시스턴드들은 이참에 " 아사코 미혼 탈출 작전" 에 나서기로 한다. 세이지와 아사코를 이어 주려는 어시스턴드들의  어설픈 노력이 얼추 결실을 맞을지 모른다고 생각되던 어느날, 새로운 작품을 위해 사전 조사를 하던 아사코 일행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는데...


 도쿄의 작은 마을 키치조지를 배경으로 천재 만화가와 그녀의 정많은 어시스턴드들, 그리고 고양이들이 만들어 내는 한가로운 일상들을 그림같은 화면으로 그려낸 영화다. 일본영화다운 정적인 프레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지도, 하지만  매 장면이 화보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영상은 인상적이었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에게 기대 사는 모습이나, 능력있는 어른에 중년의 나이가 되어감에도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소녀처럼 서툴기만 한 만화가, 그런 그녀를 다사롭게 바라보던 연하남, 천방지축 어시스턴드들의 사연들이 극적이지 않은 연출로 잔잔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순정만화가 원작이라고 하던데, 딱 순정 만화를 영상으로 옮긴 듯한 영화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면, 집에 남자를 들여온 아사코를 구구가 꼬리를 탁탁 치면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장면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장면을 생각해내고 찍었을지 신기했다. 고양이를 자세히 옆에서 관찰하지 않았다면 나오지 못했을 장면이지 않을까 한다.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보심도. 나오는 배우들이 다들 깜찍하지만, 그래도 제일 압권은 역시 고양이 구구다. 아사코가 그 아이의 이름을 구구로 지은 것도 무리는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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