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미우라 시온 지음, 오세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에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말이 쓰여져 있는것에 놀랐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로 만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쭉 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말이다. 개성이 넘치는 등장인물도 멋있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그 등장인물들의 면면 역시 흐믓하기 그지 없어 영상으로 봤을시 재밌게 볼만한 작품이겠다 싶었다. 다만, 문제라면 배경으로 등장하는 가무사리 숲을 어떻게 발견해 낼 것인가 하는 것? 영화로 만든다면 아마 그게 가장 커다란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과연 일본 안에서 그런 곳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거의 천국처럼 보여지는 그런 곳이었으니 말이다. 아~ 이제 보니 영화로 만들고 싶다시는 분이 미야자키 햐아오라고 한다. 그렇담 이야기가 달라지지. 만화라면 얼마든지 영상으로 그릴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와, 만약 진짜 미야자키 상이 이 책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떨까? 굉장히 아름다운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진짜로 그려 주신다면 좋겠다. 비록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지만, 그런 만화라면 일착으로 달려가서 봐줄 용의가 있으니 말이다.


<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의 작가 ,미우라 시온의 새 책이다. 제목만 봤을땐 좀 내용 없는  그런 책이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마호로역을 만든 사람 답다. 내용이 있었다. 인간도 있었고, 가무사리 숲도 있었으며, 그 안에서 느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보면서 좋았던 것은 눈살을 찌프리게 하는 그런 장면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마냥 착한 척만 하는 그런 맹한 책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저 느긋한 삶과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자연속에서 살기 위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하는걸 보여주고 있었는데, 어떤 천국보다 더 천국스럽지 않았는가 한다. 일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연을 이해하면서 살아가는 그 모습에서 말이다. 일을 하고, 그 정당한 댓가 이상을 바라지도 않고, 자연을 이용하지도, 그렇다고 자연에 이용당하지도 않는 그런 삶, 자연의 변덕스러움과 위험함을 인식하면서 거기에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알면서 살아가는 가무사리 숲 사람들에게 고개가 끄덕여 지는건 왜인지 모르겠다.


가장 인상적이였던 것은 나무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그저 나무만 심으면 환경 보호인줄 안다고 , 하는 말에 왜 그렇게 통쾌하던지...실제로는 그들을 돌봐주는게 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고, 나아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그들의 말에 동감하고 말았다. 내가 나무를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는 말이지 싶다. 거기에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점도 좋더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인양 호들갑을 떠는게 아니라, 자연의 순환이니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그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경지에 까진 이르지 못하겠지. 어떻게 된게 점점 더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는 듯하다. 왜 꼭  죽음을 거부해야만 하는 두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의아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죽음을 벗어날 길도 없는데 말이다. 결국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건 평생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겠는가. 근엄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사람들은 점차 어떻게 하는 것이 인생을 제대로 마감하는 것인지 잊어버리는 듯하다, 아니면 다들 호들갑을 떨면서 죽어야 정상이라고 믿는 것인지도, 다른 수도 얼마든지 있을텐데도 말이다.


성장소설이라고 봐도 된다.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던 유키라는 청년이 자신의 의지완 상관없이 가무사리 숲으로 보내지면서 임업에 종사하게 된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인데, 그가 거기서 인생을 배우고, 임업도 배우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로 동화되어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읽는 내내 흐믓하며 읽고 나서도 흐믓하다는 점이 장점. 느긋하게 치유 소설 하나 읽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마음이 평화로워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가끔은 이렇게 마음을 정화하는 듯한 소설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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