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 이빨이 흔들거려요! 주니어랜덤 세계 걸작 그림책
카르마 윌슨 글, 제인 채프먼 그림,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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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일이 아닌데...조카는 현재 이를 가는 중이다. 이가 흔들린다 싶더니만, 벌써 하나둘씩 빠지기 시작해서 그 무섭다는 치과 나들이를 벌써 몇 번이나 했다. 조카를 보니 과연 나는 이를 어떻게 몽땅 다 갈았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별다른 트라우마가 없는걸 보면 수월하게 이를 간 모양인데, 이를 빼는 과정들이 어떻게 별로 기억나는게 없을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이의 이는 어른의 이와는 달리 한결 수월하게 빠지는 것일까? 아니면 오래된 기억이다 보니 별로 기억에 남는게 없는 것일까? 아니면, 반복되는 것이고, 재생되는 것이기에 결국엔 흔연하게 되어버린 것일까.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조카가 이를 갈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이빨을 가는 모든 동화책에 올인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조카는 별반 감흥이 없는데, 어른인 내가 난리를 친다는 것이다. 행여나 조카가 두려움을 갖게 되면 안 된다는 핑계로 이런 저런 책을 찾지만서도, 저 가슴속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면 조카의 두려움이 아니라 --조카는 전혀 두려워 하지 않으니까.--내 자신의 두려움이 아닐까 싶다. 치과는 절대 두려워 해선 안 되는 것이란다. 내진 이빨은 모든 동물들이 가는 것이니 두려워 하지 말아라고. 정작 당사자는 그럴 생각이 없는데, 지레 짐작으로 호들갑을 떠는걸 보면 나도 어지간히 불안에 떠는 사람이지 싶다. 


잡설이 길었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식사를 하던 곰이 입속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무언가 미끈덩 흔들거렸던 것이다. 이빨이 흔들거린다는걸 알게 된 곰은 곧 어떻게 해서든 이를 빼기로 한다. 이에 동물 친구들이 나서서 도와주기로 하지만, 문제는 작은 친구들의 성의에도 불구하고 이는 빠질 생각이 없었다는 것, 이런 저런 소동을 벌인 다음 드디어 곰은 이를 빼기에 이른다. 과연 곰의 이는 어떻게 빠졌을까?


이는 빠지는 것이기에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것은 좋다. 그런데 이 책의 문제는 이 책의 아기 곰 시리즈와 내용이 지겹도록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잠을 자려는 곰이나, 아픈 곰이나 , 친구가 필요한 곰이나, 배가 고픈 곰이나 , 내용이 다들 비슷비슷하다. 사고를 치는 곰과 그 곰을 도와주려는 동물 친구들, 그리고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만, 어쩌다 보니 사태가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시리즈의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한번정도는 색다르고 뻔하지 않은 내용을 써 줬다면 좋았을텐데 싶었던 대목이다. 처음 읽는데도 수백번은 읽은 듯한 기분이 드는건 아무래도 별로니 말이다. 아니나다를까. 역시 조카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눈치였다. 차라리 조카의 치과 진료 이이야기 더 흥미진진했으니 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입 벌리라고 하면 아~~~ 하고 잘만 벌리더니, 몇 번 이를 빼고 난 지금에는 이를 벌리라고 하면 더 꽉 깨문다고 한다. 이번엔 결국 치과 선생님 손을 꽉 물어서 피까지 나게 한 모양이었다. 죄송해요~~~ 치과 선생님! 다음번엔 꼭 입 잘 벌리라고 미리 다짐 받아 놓을께요. 그나저나 어떤 책을 읽으면 입을 잘 벌리게 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 겠다. 그런 내용의 책이 과연 있을지, 있다해도 그런 내용을  읽어서 그게 고쳐질지 미지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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