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7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7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이클 코널리, 작가로써 명민한 사람이라는 것은 일찌기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자신의 작품속 히어로들을 한 작품에서 만나 활약하게 할 생각을 했는지 감탄스럽다. 전작에선 (콘트릿 블론드)에선 본인을 패러디한 기자를 내세워 나를 웃게 하더니만, 이번엔 해리 보슈와 전직 프로파일러 테리 매케일럽을 한 작품 안에서 만나게 했다. 발상 자체가 신선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주인공들을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책의 주인공으로 보슈만이 아니라 테리도 출연한다는걸 아는 순간, 호기심이 세배는 상승하더라. 호감가는 두 사람이 만나다는 자체만으로도 기대감이 올라갔던 것이다. 과연 두 사람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까? 서로를 경계하려나? 존경하려나? 사건은 또 어떻게 풀어갈까? 둘이 협심한다면 아마도 못풀 사간이 없을텐데, 어떻게 내용을 전개시켜 갈까? 읽기도 전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궁금증, 이렇다 보니 왠만큼만 써낸다 해도 재미가 있을 거라는 점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발상 자체가 흥미진진하니 말이다. 하여간 그 많은 작품을 써내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구성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 작가 참 영리하단 말이지. 거기에 자기가 만든 주인공들을 진짜 인간처럼 대하고 성격을 부여하고 고난을 주고 거기서 벗어나는 과정 또한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보통 인간처럼 성장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박수를 받을만하다.이렇게 등장인물들을 자유자재로 다우는 태도, 친근한 상상력에 매혹을 느끼지 않을만한 사람은 없지 않을까. 하여간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기매김 한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내용은 이렇다. 전작에서 만난 여자와 만나 가정을 꾸린 테리 매케일럽은 딸까지 낳고 알콩달콩 살고 있다.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삶을 영위하고는 있지만 문제는 과거 워낙 험하게 살아오셨던 양반이라 이런 평화가 좀이 쑤셨다는 것,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빠져 살 즈음 동료 형사에게 SOS 요청이 들어온다. 언뜻 부랑자를 죽인 증오 범죄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심각한 살인같다면서, 아무래도 자신은 해결한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저 조언 정도 주자는 생각으로 파일을 들여다 보던 테리는 그 형사 말대로 이 사건이 크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쇄 살인의 가능성이 보였던 것이다. 단서를 찾아 올빼미 상과 거기에 적혀 있는 라틴어를 분석하던 테리는 살해 방법과 모든 것이 해리 보슈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살해된 에드워드 건을 오래전부터 해리 보슈가 눈독 들이고 있었다는 것과 그가 살해된 당일 해리 보슈의 알리바이가 모호하다는 것도...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과연 해리 보슈를 검거할 수 있는가 하는 것, 해리 보슈가 얼마나 거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테리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한편 자신을 겨냥해 살인 혐의를 씌워오는 테리를 보면서 해리를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길이 없어 골치가 아픈데...과연 둘 중 누가 옳은 것일까? 해리나 테리 모두 내놓으라 하는 베티랑 수사관들, 과연 둘이 하는 수사에서 헛점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테리의 견해에서 바라보면 해리를 분명히 살인자가 분명한데, 과연 해리의 말대로 그건 남이 파놓은 함정에 불과한 것일까? 펄펄뛰는 해리를 테리는 믿을 수가 없기만 한데...

아, 이런 ~~~ 나의 영웅 해리에게 살인 혐의를 씌우다니...그것도 테리가 말이다. 이건 억울함 정도라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문젠 점점 테리의 분석에 동조를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무언가 놓친게 있을게 분명한데, 하지만 지금 분석을 하고 있는건 테리가 아니던가? 전설적인 프로파일러, 본인 조차도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이 수사라는걸 알고 있는 자 말이다. 그런 자가 범인으로 해리를 지목하다니...이건 절망이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별로 읽고 싶지 않아도 끝까지 읽을 수밖엔 없게 만든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해리가 진짜 살인자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내내 왜 꼭 해리 보슈에게 살인 혐의를 두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해리와 테리가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이라고는 하지만 감히 해리에게 살인 혐의를 두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아닌가. 보슈의 팬으로써 분기탱천했다니까? 그런데 그걸 태연하게 해내는 이 작가를 보라지. 하여간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아이디어엔 질 수밖에 없지 싶다. 해리 보슈와 테리 매켈일럽이라는 자신의 두 영웅을 한 작품에서 만나게 했다는 자체에서부터 일단 점수를 왕창 따들어 갔지만서도, 흥미로운 결과라면 한 주인공씩만 나왔을때만큼 재미는 없었다는 것이었다. 너무 막강한 둘을 뭉쳐놨더니 아마도 시너지 효과가 조금은 반감된 모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음에 이 둘이 나온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라는 상상의 여지를 여전히 남겨둔다는 점에서 역시 마이클 코널리지싶다. 어쩜 추리 소설을 계속 읽을 수 있게 하는 동력이 그게 아닐런지...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필력 말이다. 이번 작품이 뭐, 좀 허술하다고 해도, 작가의 필력을 감안하건데, 그리고 그가 써낸 주인공들을 보건대 다음 작품에선 뭔가 대단한 것들을 기대하게 한다는 것, 설사, 기대하던 엄청난 것들이 없다고 해도, 그간 정이 든 주인공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오랜만에 만난 친근한 친구나 친척처럼 느껴지게 된다는 것, 아마도 그것이 마이클 코넬리 표 소설의 특징이 아닐까 한다. 해서 나는 여전히 마이클 코넬리의 다음 작품을 기다릴 것이고, 여전히 그의 책이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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