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은 무슨 얼어죽을 완전...

완전연애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8
마키 사쓰지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제목에< 완전 > 이란 단어가 들어갈때부터 미심쩍긴 했다. 재밌을리가 없을 거란 느낌, 왠지 읽고 나면 속았다고 생각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왔던 것이다. 왜냐면 추리 소설에서 완전이나 완벽이라는 말을 하는 동시에 나는 왠만하면 별볼일 없다고 선언하는 것과 비슷하니 말이다. 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추리 소설은 어느정도 완전하지 않고 허술해야 제대로 재미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완벽한 추리나 트릭을 기대하고 독자들이 책을 집어든다고 생각하기 쉽상이지만, 글쎄... 실은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인지 완벽에 완벽을 추구하는, 그래서 반전에 반전과 트릭에 온갖 트릭을 종합선물세트처럼 쏟아붓는 일본 추리 소설이 종종 어이없게 느껴지는 가보다. 추리 소설도 소설이다. 크게 보면 말이다. 트릭만을 위한 소설은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 역시 제목에서 트릭을 위한 소설이지 않을까 하는 냄새가 났다. 읽어보니 역시더라. 말도 안 되는 트릭을 달아서, 이게 완전 연애고 완벽한 살인사건이고 뭐 그렇단다. 재미있을리 없다. 이렇게 사람 냄새 나지 않는 인공적인 소설이 매력적일 리는 더더군다나 없고...

어쨌거나 내용은 이렇다. 2차대전 공습을 피해 큰아버지댁으로 피신한 가와무는 그곳에 아버지를 찾아온 도모에를 만나 평생 지속될 사랑에 빠진다.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도모에에게 군침을 흘리는 사람들은 넘쳐나 결국 미국 병사 제이크가 그녀에게 집적대가 살해되고 만다. 도모에를 사랑한 이유로 살해범을 방조한 가와무는 그날밤 도모에와 하루밤을 보내게 된다. 이제 그 사랑을 이루기만 하면 되겠다 했던 가와무는 도모에가 부잣집 아저씨에게 후처로 시집을 가게 되자 절망한다. 하지만 도모에가 결혼한지 얼마 안 돼 달을 채우지 못하고 딸을 낳자 가와무는 그 아이가 자신의 딸이라고 확신하기에 이르는데...그로부터 쭉 가와무의 평생에 걸친 사랑은 몇 번의 살인 사건과 연관되게 되는데, 과연 가와무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에고나...쓰면서 이렇게 허무한 이야기를 써야 하나 짜증이 났다. 줄거리가 궁금하신 분이 있으실까봐 대충 쓰긴 했는데, 정말로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이었다. 자기가 누구랑 잤는지도 모르는 바보에 그 바보를 평생 사랑하는 여인에, 하여간 온갖 바보들이 다 모여서 아무도 풀어내지 못하는 살인 사건을 벌인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쭉 하고 있었던 소설이다. 마지막 반전이라고 내민 것을 보려니 어찌나 우습던지...하여간 온갖 식상한 트릭은 다 나온다과 생각하심 되겠다. 이렇게 유치한 소설을 쓰는 것도 어쩜 힘든지 몰라, 그런 용감함에 상을 줘야 겠다고 사람들이 생각한 것인지도 몰라...라면서 위안을 했던 책. 역시나 <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대상작이란다. 우리나라엔 이런 상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다. 상의 품위가 확 떨어질테니 말이다. 개나 소나 받는게 상일 거라 생각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