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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누이 로쿠로 지음, 김윤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일본 <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보게 된 책이다. 다 보고난 느낌을 말하라면 도무지 왜 이 책이 대상을 탄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 ? 그것도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준 상이라던데, 솔직히 당호아스러울 정도로 이해가 안 간다. 어떻게 이 책이 상을 탈 수 있었는지 말이다. 그 해에 상을 줄만한 작품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내 취향과 일본인들이 취향이 달라서인지 모르겠지만서도, 하여간 대상을 줄만한 작품은 아니었다. 그 어떤 장르의 부분에서도,즉 미스테리가 대단하다건 이 신인이 대단하다건 이 아마추어가 대단하다건 말이다. 아니다. 분위기 만땅에 용두사미 상이 있다면 뭐, 대상을 줄만도 하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바로 그렇게 때문이다.
내용은 이렇다. 아쓰미는 비교적 성공한 중년의 만화가다. 그녀에게 가족이라곤 자살에 실패한 뒤 식물인간으로 살고 있는 동생 고이치가 전부, 그가 왜 자살을 시도한건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은 아쓰미는 식물인간과 뇌파를 통해 대화 할 수 있다고 하는 SC인터페이스는 통해 동생의 심정을 듣고 싶어한다. 아무리 말을 건네도 대꾸를 하지 않는 동생과 직접 대면할 수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한 동생의 마음을 알고 싶었던 것. 왜 자살을 한 것일까? 내가 모르는 그만의 고통이 있었던 것일까? 자기 자책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아쓰미는 인터페이스에 기대를 걸고, 반갑게도 그런 과정을 통해 동생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문젠 그 이후로 그녀의 일상이 조금씩 엇나가기 시작했다는 것... 단지 동생을 만나고 싶고, 동생을 되돌리고 싶고, 동생이 자살한 이유를 묻고 싶었던 그녀는 인터페이스에서 깨어날때마다 조금씩 달라져있는 현실에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과연 이 모든 일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유를 알고 싶은 그녀는 끝까지 캐보기로 하는데...
자살한 동생을 둔 외톨이 만화가라...설정부터 심상치 않다. 관심을 확 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설정이다. 거기에 식물인간이 되어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다니...만약 그렇다면 이 얼마나 대단한 과학의 발전이란 말인가? 만약 그런 기계가 발명된다면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까 궁금해서 끝까지 보기는 했는데, 아마도 작가의 필력으론 그걸 맛깔나게 풀어내기가 부족하지 않았는가 싶다. 종래 횡설수설 하더니만, 마지막에 대단한 반전이라고 들고 나오긴 했는데, 어찌나 식상하던지, 끝까지 읽은 보람이 없더라. 고작 그런 식상한 반전을 들이밀려고 그렇게 분위기를 내내 띄운 것이란 말이냐, 속은 기분마저 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얄팍한 설정으로 책 한 권을 만들었다는 자첵를 대단하다고 해줘야 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서도, 하여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이 것...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는 상엔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상을 받았다고 해서 대단한 작품일 거라는 보장이 전혀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