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열쇠 대실 해밋 전집 4
대실 해밋 지음, 김우열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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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 해밋이 자신의 최고작이라고 하길래 보게 된 책이다. 그의 몰타의 매는 오래전에 봐서 별 매력이 없고, 안 봤던 책인데다 자타공인 해밋의 최고작이라니 안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난 실은 다들 걸작이라고 하는 <몰타의 매>가 왜 걸작인지 이해를 못했던 사람이라서, 이 작품에 기대를 많이 했었다. 드디어 대실 해밋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겠구나 싶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몰타의 매>에 대한 감상은 그저 영화를 참 잘 만들었던 모양이다. 내진 <몰타의 매>에 나오는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한 모양이지 정도였다. 그게 아니라면 이야기 자체가 그렇게 매력을 줄만한 요소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어쨋거나 드디어 내가 대실의 가치를 알아본만한 책을 읽게 되었구나 싶어 흥분을 하면서 보게 된 이 책, 아~~ 역시나 였다고나 할까. 물론 잘 쓰기는 한다. 지금 나오는 새로운 추리 소설 작가도 이런 트릭을 만들어내지는 못하니 말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도 그럴듯하게 먹히는 전개이니, 그 당시엔 얼마나 신선하게 느껴졌을지 짐작이 된다. 새로운 충격이고, 발상이었겠지.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로 , 그 덕분에, 추리 소설이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만약 그가 요즘 추리 소설 작가들과 함께 경쟁을 해야 한다면 이렇게 주목을 받게 되진 못했을 거란 것이다. 최상은 어림없고, 아마도 중상 정도의 매니아들 층만 좋아하는 , 아니 알고 있는 그런 작가가 되었겠지. 조금 촌스러운 것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라는 단서를 달아서 말이다. 해서, <몰타의 매>를 잘못 본 것이 아니라, 제대로 봤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책이었다. 그는 말하자면 시대의 인기작가가 될 수는 있었던 작가였지만, 시대를 거슬러서 까지 인정을 받을 만한 작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대실 해밋이 코난 도일은 아니라는 것이지. 물론 추리 소설 작가로써, 이름은 언제까지 불려질테지만서도 말이다.


내용은 이렇다. 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상원의원의 아들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상원의원의 딸 재닛과 결혼을 추진중이던 폴이 용의자 선상에 오른 가운데, 폴을 따르던 네드가 사건을 수사하고 다니기 시작한다. 평소 폴과 재닛의 결혼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네드는 폴의 딸인 오팔이 아빠를 살인범으로 단정하고 나서자 당황한다. 거기에 여기저기에 투서식으로 날아오는 편지에는 폴이 살인범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 과연 그 편지를 보내오는 사람은 누구일까? 과연 폴이 살인범이 맞긴 한 것일까? 과연 그가 살인범이라면, 그를 기소할 수 있기는 한 것일까? 모두들 폴이 살인범이라도 빠져나갈 것이라고 믿는 가운데, 네드는 진실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데...


추리 소설로써의 트릭 자체는 매력적이다. 그런데 그걸 풀어가는 곳곳에서 석연찮은 점들이 발견되는 것이 별로였다. 일단 주인공이 네드가 쉽게 당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렇게 쉽게 당하면서도 또 죽지는 않아...이거 이상하지 않는가? 이 책에서 시체로 발견된 상원 의원의 아들은 지팡이 한대 맞았더니 죽었다더라 하던데 말이다. 그렇게 맞고 또 맞아도 죽지 않는 네드, 굴러도 떨어져도 아무리 패도 죽지 않은 네드를 그렇게 하도록 시킨 장본인은 또 왜 그렇게 쉽게 죽는거야? 아무리 자신이 만든 주인공에게 애정이 넘치는게 당연하다고 해도, 이건 좀 균형이 안 맞는다 싶었다. 그리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나치게 솔직하다는 점도 요즘 추리 소설에는 볼 수 없는 점이라고나 할까. 다들 그렇게 자신의 속내를 구구절절 털어놓는데도, 고문을 하지 않아도 다들 말을 잘 하는데도 말이다. 사건을 해결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게 이해가 되질 않더라. 이런 점들이 좀 촌스럽게 느껴졌다. 요즘이라면 아마도 세부 사항들에 보다 신경을 썼을 것이고, 주인공의 매력에 좀 더 악센트를 주지 않았을까 싶다. 하여간 지금 읽어도 충분히 매력적이긴 하다. 다만, 시대를 감안해서 봐야 한다는 프리미엄을 일단 주고 들어가는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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