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의 속삭임 원더그라운드
존 코널리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아내와 딸을 살인범의 손에 잔인하게 잃어 버린 뒤, 죄책감을 벗어던지지 못한 탐정 찰리 파커에게 새로운 의뢰가 들어온다. 내용은 음식점 사장이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의 남자친구를 알아봐달라는 것이었지만 실은 그를 통해 얼마전 자살한 아들의 뒤를 캐려는 것이었다. 그다지 내키지 않지만 아들의 자살 배경을 알고 싶다는 아버지의 애처로운 눈길을 거부하지 못한 찰리는  아무것도 찾지 못할 각오를 하고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맨처음 아무런 사건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찰리는 자살한 아들과 웨이트레스의 남자친구가 이라크 같은 부대 소속이었으며, 그 부대 소속 동지들이 연달아 자살하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한 사람의  자살은 이해되지만 연달아 같은 부대 소석 부대원들이 자살하는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그는 본격적으로 문제를 파고 들기 시작한다. 그들의 자살이 전쟁의 상흔으로 인한 정신성 외상 증후군의 휴우증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틀리지는 않겠지만 본격적인 이유는 아닐 거라고 추측하던 그는 모종의 밀수에 그들이 연관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이 무엇인가 캐던 찰리는 일단의 사람들에게 붙들려 고문을 당하는데...


찰리 파커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왔다고 해서 반색을 하고 보게 된 책이다. 사신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아야 한다고 할 정도로 가는 곳마다 시체를 양산하는 찰리가, 그래서 다른 누구보다 정신성 외상증후군에 시달릴거라 짐작되는 그가, 오히려 외상증후군에 시달리는 전쟁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섰다니, 조금 설정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그가 누굴 위로하고 도와줄 처지가 아니여 보였는데 말이다. 아마도 전쟁에 나선 모든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체를 본 사람이 그가 아닐까 싶은데, 그는 멀쩡하고 전쟁에 나갔던 다른 이들은 철저히 망가졌고, 또 그렇게 망가진데 책임이 있는 정부는 안이하게 그들을 버렸더라...는 말을 하고 있는 저자가 조금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름 작가 입장에선,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상흔을 안고 사는 상이군인들을 위로하고 위해 이 책을 쓴게 아닐까 싶은데, 적어도 경각 정도는 주기 위해서 말이다. 단지 문제라면 그런 설정이 자연스럽게 추리 소설과 연결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억지스러웠다고나 할까. 굳이 연결해 보자면 못할 것도 없지만서도,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가 아니라, 이리저리 짜맞추어서 간신히 그럭저럭 맞게된 트릭이라는 생각이 짙었다. 거기다 참 나...고대의 악마의 존재라니...이건 기가 차다고 해야 하나?  <모든 죽은 것>에서도 영적이고 마술적인 세계를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밀어넣기에, 그래도 참고 읽었고만,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뉴올리언즈의 영매는 그래도 신빙성이 있어 보였는데, 이라크의 고대 악마는 도무지 믿겨지지 않아서 말이다. 왜 그런 설정이 필요했을지 , 그의 모든 책에 이런 믿거나 말거나 식의 마법적인 요소가 들어가는지 겨우 두권 읽고 알아낼 수는 없지만서도, 만약 그렇다면 작가에 대한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가 아닐까 한다. 추리 소설이지 않나? 누가 추리 소설을 읽으면서 이성과 연관이 없는 믿도 끝도 없는 영의 세계를 인정하고 싶겠는가. 그렇다면 이 세상 모든 살인은 유령이 한 짓이라고 해도 상관없을테니 말이다. 하여간 기대하고 본만큼 실망을 했던 그런 책이 되겠다. 다만다행이라면 그래도 잘 읽히긴 한다는거...읽고 나서 조금 허무하고 실망스럽다는게 문제긴 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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