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콜미 프린세스
사라 블레델 지음, 구세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덴마크 코펜하겐 아파트에서 한 여인이 끔찍하게 성폭행 당한 채 발견된다. 강력반 형사 루이세 릭은 반내 유일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피해자는 수산네라는 조용하고 고지식해 보이는 은행 직원, 데이트 강간이었다는걸 알게 된 루이세는 그 남자의 이름과 주소등을 물어보지만 그녀가 별로 아는게 없다는 사실에 놀라고 만다. 사연인 즉슨, 온라인 데이트 싸이트에서 만난 남자였다는 것, 강간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데이트에 나온 남자가 자신의 본명을 알려 줬을 리 만무, 결국 사건은 막다른 골목에 처하고 만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서도 증거라 할만한게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자 애가 타는 가운데 비슷한 범행 수법의 사건이 다시 발생한다. 이번엔 결국 살인으로까지 치달은 사건으로, 루이세와 다른 형사들은 이 자의 대담한 수법과 치밀함에 초범이 아닐 거라는 심증을 굳힌다. 자신들이 쫓는 자가 연쇄 강간 살인범이라는걸 알게 된 형사들은 하루라도 빨리 범인을 잡으려 노력하지만, 단서가 없는 통에 쉽지가 않다. 그런 와중에 루이세의 친구인 크리스티네가 온라인 싸이트를 통해 멋진 남자를 만났다면서 자랑을 한다. 혹시나 그 자가 연쇄 살인범은 아닐까 걱정이 태산인 루이세는 하지만 단서를 함부로 알려 줄 수 없어 애가 탄다. 범인이 주로 온라인 싸이트를 통해 여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루이세는 만남의 장소에 나가 보기로 하는데... 과연 루이세는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기 전에? 한편 강간 피해자인 수산네는 옆에서 닥달을 해대는 엄마때문에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 자신을 강간한 남자가 연쇄 강간 살인범이라는걸 알게 된 수산네는 자신도 죽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벌벌 떠는데...
일단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흡입력은 있었다. 적어도 재미는 보장된다는 뜻, 어쩌면 성폭행범에 관한 이야기라서 범인이 잡히기 전까진 놓을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서도...즉, 여자들에게 더 흥미로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하여간 연쇄 강간범을 잡으려 노력하는 형사들과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자들을 강간하는 범인과의 쫓고 쫓기는 추적들이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대단한 추리 소설이라고 보기엔 스케일이 작다 싶다. 요즘 하도 이런 류의 미국 드라마가 많지 않는가. 강간범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는 아주 아주 잘 써야 본전이라는 말이다. 하여 무난하게 잘 쓴 글이긴 하지만 어딘지 식상하게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었다. 범인이나 그를 추적하는 형사들의 심리에 대해 개연성 있게 쓴 점은 높이살만하지만, 완벽하단 느낌은 받지 못했다. 어딘지 어설픔을 간신히 모면한 느낌이랄까. 대단한 완성작이 되기엔 아직은 내공이 부족해 보인다. 덴마크에선 대단히 각광을 받는 작가라니, 앞으로 계속 기대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서도...갈 길이 아직은 좀 멀어 보이지 않나 싶다. 하긴 요즘 범죄 드라마들이 좀 잘 써야지 말이다. 추리 소설작가들이 긴장을 많이 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