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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도둑 ㅣ 그림책 도서관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황인빈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6월
평점 :
< 날고 싶어>의 작가 올리버 제퍼스의 다른 책이다. <아일랜드 아동 도서 협회상 >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내용이 역시나 무척이나 긍정적이다. 그래도 다른 수상작들에 비해선 내용도 있다는 점이 좋다. 무슨 무슨 상을 탄 아동 도서라고 해서 보면 너무 특징이 없어서 실망할 때가 많다. 도무지 어째서 재밌는 책이나 개성 넘치는 책은 그런 상을 타지 못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가지만서도, 무난하고 내용이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그렇게 밋밋한 책이여야지나 상을 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야 누가 봐도 뭐라 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내용은 이렇다. 숲에 나무가 간밤에 잘려 나가는 사태가 벌어진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숲속 동물들은 점차 소동을 벌이면서 도둑을 잡겠다고 나선다. 수상한 인물들을 취조하면서 간밤의 알리바이를 추궁하는 동물들, 알리바이가 확인된 동물들은 각자 자신의 잘 하는 분야를 맡아서 도둑 잡기에 나선다. 수사를 잘 하는 동물은 수사를, 나머진 검사과 판사까지 담당해서는 도둑이 잡힐때를 대비해 만만의 준비를 끝낸다. 이제 문제는 범인을 잡아 내는 것, 그때 손바닥 뿔 사슴이 단서를 찾은 것 같다면서 수사관에게 다가오는데... 과연 나무 도둑은 누구일까? 그는 왜 나무를 절단해 가져간 것일까?
은근히 깔려 있는 유머가 일품이다. 단지 그게 아가들에겐 별로 먹히지 않는다는게 문제지만서도. 어른들만 알아듣고 웃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나 할까. 뭐 7살 이상이 되면 웃을지도...하여간 내 조카는 별로 안 웃었다. 평소 유머감각도 남다르고, 잘 웃는 녀석인지라, 그 녀석이 안 웃었다는 말은 즉 아이들에게 별로 먹히지 않는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어른들에게 아기자기 하니 귀엽게, 복선을 여기저기 깔아놓은 잘 만든 동화책이지만서도 말이다. 하여간 다른건 몰라도 신선하고 재치있고, 귀엽다. 나무 도둑이라지만서도, 인간이 도둑을 잡는 시스템과 동일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도 진지하니 재밌고. 특히 곰이 전과자 사진을 찍는 장면--먹 샷이라고 하던가? 갑자기 기억이 안 나네...--이 웃겼다. 꼼꼼하게 살펴보면 작가가 웃기려는 의도하에 집어 넣은 알토란 같은 장면들을 만나실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