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손
존 어빙 지음, 이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라는 생각을 읽는 내내 계속해서 하게 해 준 책. 아시다시피, 저자인 존 어빙은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의 성추행으로 고통을 당했던 사람이다. 나중에 성공한 뒤에 정신과 심리 상담을 오랫동안 받았다고 하던데, 상담이 끝나기 전에 쓴 책이여서 그런가 여전히 섹스에 대한 강박이 눈에 뜨인다. 어떤땐 그게 남들이 가보지 않은 영역을 끝가는데 까지 가본다는 의미로 느껴져서, 작가로써 대단하다 싶을때가 있지만서도--가프가 본 세상이나 사이더 룰 처럼--이 책처럼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니가...싶은 말이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신음처럼 흘러나올때도 있다. 바람둥이 남자, 무기력하게 그를 원하는 여자라면 발기만 해대는 남자의 이야기,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지. 뭐, 그렇게 방탕한 생활만 하다, 미성숙한 소년으로 살아가다,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니 다행이긴 하지만서도, 못내 씁쓸한 여운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 책이 남긴 몇가지 단상이라면...건강한 정신 건강이 건전한 섹스와 연관되지 않는가 하는 것과 어릴적 수치스런 기억은 성인이 되었을때도 강박으로 남아 그를 괴롭힐 수 있다는 것 정도. 궁금한 점 하나. 과연 존 어빙이 어린 시절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어떤 소설을 썼을까? 이야기꾼으써의 자질은 충분한 걸 보면 어떤 글을 써서건 작가로써 성공하긴 했을 것 같은데... 과연 그가 쓴 글들은 운명일까? 아니면 경험의 소산일까? 갑자기 궁금해지네...하여간 어빙의 소설 중에선 비교적 실망스런 작품이었다. 어빙이 물론 때로 대단한 이야기꾼으로써 필력을 자랑하긴 하지만서도, 종종 실패도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는 있엇지만 그래도 다시 실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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