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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맨 Idea man - 빌 게이츠의 경영보다 폴 앨런의 발상을 배워라 ㅣ 자음과모음 인문경영 총서 1
폴 앨런 지음, 안진환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로 그간 베일이 가려져 있던--빌 게이츠에 비해--폴 앨런이 자신에 대해 쓴 자서전이다. 몇 년전 호지킨스 림프종이 재발함에 따라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책을 쓴 모양이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문학성은 따져볼만한게 없는 책이었다. 그저 한 부자 사내가 자신의 삶의 꿰적을 자신의 시각대로 그려낸 것일뿐...두개의 파트로 나누어, 1부는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립하고 성공하기까지의 시간들을, 그리고 2부에선 마이크로소프트를 퇴사한 뒤 자신의 삶을 살아온 궤적들을 쓰고 있었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만들어질 당시의 뒷 사정들을 폴 앨런의 입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 동창이도 동업자라 그런지 빌 게이츠의 성격에 대해 끔찍해 해던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보통 사람들이 가까이 하기엔 버거운 사람이라고 하던데, 빌 게이츠 역시 주변 사람들을 달달 들들 볶는데는 도가 튼 사람인 듯...하긴 그렇게 광적으로 사람들을 몰아붙이지 않으면--즉 어느정도는 집중력이 있다는 뜻--그렇게 거대한 회사를 돌아가게 하니 못할테지만서도 말이다. 성공하는건 물론이고 말이다. 림프종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퇴사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나오긴 했지만 , 그 전에 이미 빌 게이츠와는 사이가 안 좋을 데로 안 좋았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실패한 연애처럼 다시는 뒤돌아 보고 싶지도 않았다는데, 참...
어떤 관계건 간에 오래도록 견디게 하는데는 기술이 필요한 듯...빌 게이츠는 더군다나 약간은 자페 사방트 같은 면이 있어서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 둔감한 듯 보이던데, 과연 그가 흥분으로 날 뛰었을시 그를 감당한 사람이 누가 있었을지 싶다. 폴 앨런이 돈이고 명예고 싫다면서 그를 떠난것도 이해가 된다. 빌을 잘 알기에 오히려 그 곁에 있는 오래도록 남아 있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하지만 젊은 시절,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던 폴은 나중에 그 시간을 회상하면서 그래도 좋았지 한다. 빌과도 사이가 다시 좋아져서 그를 용서한 모양이고. 그에게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일때문에 그렇다는걸, 그리고 빌에게 종종 따스한 감정이 있다는걸 알고 있었기 떄문이다. 세계에 손 꼽히는 부자로 살면서 갖는 어려움들을 나눠 가지는 공통점때문에도 서로에게 소홀 할 수는 없었을 듯...
그다지 재밌는 책은 아니다. 생각보다 폴 앨런의 인생이 흥미롭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신이 잘한 것들만 소개하는 통에 좀 객관성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이 든다는 좋게 느껴지진 않는다. 한 세상 잘 사신 분이 남긴 기록이니, 무언가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글쎄...그가 성공한 것은 그만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해서 벤치마케팅이 왠만하면 어렵다는 것. 그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몰락에 대해 걱정을 하는 듯하다. 그래도 애정이 남아있기에 공룡처럼 그냥 무너지는걸 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내가 봐도 과거보단 마이크로 소프트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애플의 도약에 비해 한참 뒤진 듯한 느낌이다. 그들이 자신들의 약점을 고치고, 폴 앨런이 말한대로 한눈에 사랑에 빠질만한 상품들을 내놓을 수 있을까? 글쎄...그건 내가 단정할 수 있는게 아니겠지. 하여간 폴 앨런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는 분들은 보시길...자신의 목소리보다 더 자세하게 자신을 소개할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