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더 리퍼 밀리언셀러 클럽 115
조시 베이젤 지음, 장용준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응급실 의사인 피터 브라운은 새벽부터 자신을 강도질 하려는 좀도둑을 만나자 기가 막혀 한다. 왜냐면 자신이 비록 지금은 의사 가운을 입고 있지만 한때 잘 나가는 마피아 암살 단원이었기 때문이다.  마피아 조직을 경찰에 고발한 뒤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의해 숨어 살고 있던 그는 자신을 협박하는 조무라기 강도범을 가볍게 제압한다. 일진이 나쁜갑다 하던 그는 본격적으로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위암으로 입원한 환자가 과거 자신이 몸 담고 있던 마피아의 똘마니였던 것이다. 피터가 자신을 죽이러 왔다고 생각한 그는 발광하면서 만약 자신이 죽는다면 그 순간 마피아에 보고 될 것임을 선언한다.의사로써도 환자를 죽이고 싶어 하는 맘이 없던 피터는 정말로 그를 죽여서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를 살리기보단 죽이기가 더 쉽다는 것, 하여 가뜩이나 피곤에 절어 눈이 감기는 상황임에도 그는 수술실에 들어가게 된다. 간신히 환자를 살렸다고 생각할 찰나, 환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피터는 눈 앞에 깜깜해진다. 그리고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회상하게 된다.

 자식은 안중에도 없는 부모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큰 피에트로 브라우나는 어느날 두 분이 잔인하게 살해되어 있는걸 발견하고 만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유대인 의사로 평생 남에게 봉사하며 사신 조부모의 삶을 생각한 손자는 복수를 다짐한다. 그들의 죽음이 조폭의 신고식 제물이라는걸 알아낸 브라우나는 일부러 마피아 자제들이 다니는 사립 학교로 전학을 간다. 그곳에서 마피아 거물의 아들인 스킨플랙과 친해진 그는 점차 그들의 가족의 일부가 되버린다. 스킨플랙의 아버지 데이비드를 졸라 암살범이 된 그는 맨처음 신고식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죽인 범인들을 처단한다. 그 이후 데이비드의 주문에 의해 사람들을 처단하게 된 그는 자신이 이 일에 재능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살아가던 그는 스킨플랙의 사촌 결혼식에서 자신의 삶을 바꾸어줄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와의 평범한 삶을 꿈꾸게 된 피에트로는 점점 점입가경식으로 일탈의 도를 넘어서는 스킨플랙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아버지인 데이비드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마피아가 되고 싶어 하는 스킨플랙은 피에트로와 함께 인신매매범들을 처단하는데 나서기로 한다. 별로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한 임무에서 그는 경찰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조직을 배신하느냐, 아니면 애인을 보호하느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된다... 과연 그의 결정은 그의 운명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한때 자신이 진실이라고 알았던 것들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싶어 하는데... 

일단, 도입부에서부터 중반까지는 좋다. 탁월하다는 말을 들어도 무방할 정도다. 전직 마피아가 의사가 되었다니, 발상 자체가 신선하다. 그의 전직이 그렇다보니, 그 의사란 사람이 일반 의사보다 현실에 빠삭한데, 그게 또 어찌나 매력적인지... 그가 내뱉은 말이나 파악하는 상황판단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다니...고상하고 고매한 의사와는 담을 쌓았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이 전직 마피아는 마피아보다 훨씬 더 질이 나쁜 의료계에 대해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까발려 댄다. 읽다 보면 병원을 들락 거리면서도 아직 살아 있는 내가 상당히 운이 좋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곳은 썩어 있었다. 병원에서 수술 일정이 잡혀 있는 분이라면 왠만하면 이 책은 안 읽으시는게 좋다고 생각되질 정도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아예 병원에서 수술을 꺼릴 정도니 말이다. 하여간 의료계를 마피아 수준으로 격하시켜 철저히 해부시켜 주시는데 반했다. 이런 고발, 맘에 든다는 것이지...딱 여기까지가 작가에게 반한 경우다. 그 만의 유머 감각이나, 어떤 경우에도 침착한 주인공을 만들어 낸 것이나, 사회의 치부를 설득력있게 고발할 줄 아는 지성을 지녔다는 것 정도. 여기까지가 내가 그의 참신함에 환호를 질렀다고 본다면 다음의 것들엔 눈살을 찌프렸다. 

일단 너무 잔인하다. 그래도 직업이 의사인데, 다른 일반 작가들에 비해 살인에 대한 묘사가 무난할 시 직업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했는지, 해도 너무 한다 싶게 잔인하다. 잔인을 넘어선 잔혹, 특히나 마지막엔 과연 이것이 의학적으로 가능할까 싶은 장면들이 나오는데 질려 버렸다. 착상은 무척 좋았는데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감을 못 잡은게 아닐까 싶었다. 이렇게 막 나가는 결론으로 치닫는걸 보면 말이다. 마치 꿰도를 탈선한 기차가 마구 폭주하는걸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다보니 마지막 페이지까지 허겁지겁 읽을 수밖엔 없었는데, 그것마저도 결코 기분이 좋질 못했다. 잘만 마무리를 했다면 정말 좋은 책이 될 수도 있었으련만...마무리를 너무 조급하고 엉성하게 써낸 것이 아닌가 한다. 초반 도입부의 참신함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결말이었다. 레오나르도 드카프리오를 주인공으로 해서 영화를 만든다고 하던데, 글쎄...그가 연기를 하면 책 속의 주인공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긴 하겠지만서도, 이 잔혹함은 도무지 어떻게 그려내려 할 것인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도 고민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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