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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 멍청한 세상과 유쾌하게 소통하는 법
데이비드 세다리스 지음, 조동섭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그 유명한 게이 유머 작가 데이비드 세다리스의 에세이집이다. 예전에 < 모자를 먹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나온 적이 있긴 한데, 이번엔 역자까지 바뀌었으니 새로운 책이라고 봐도 좋지 싶다. 두번째로 보는 책임에도 낄낄대고 웃는걸 보면 내 머리가 나쁜 것인지, 세다리스의 유머가 특출나다는 반증일지 아리송하다. 후자일 가능성이 많지만, 전자의 가능성도 배제 못하기에 뭐라 단언하긴 힘들겠다. 어쨌든 작가는 본인의 어린 시절 성적 소수자로써 겪은 낭패감이나 예술가로써 실패의 연속이었던 젊은 시절, 작가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포스의 가족들과 뉴욕에서의 생활, 그리고 연인을 따라 날아간 파리에서의 이민 생활들을 경쾌하고 날카로운 필체로 풀어내고 있었다. 웃기고, 재밌으며, 허를 찌르는 날카로움에, 세상 사람들을 바라보는 신랄한 통찰력과 따스한 인간미가 돋보였다. 다만 간혹가다 사람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점이 있어 모든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기엔 주저된다. 아마도 우리나라 정서상,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아직은 시기상조 아닐까 한다. 지극히 여성스러운 게이 남자 데이비드 세다리스의 남다른 세상 살이가 흥미롭긴 했지만, 마약이나 섹스, 그리고 게이로써의 정체성 문제를 숨김없이 까발리는걸 듣는게 그다지 쉽진 않았다. 이 책 속에서는 뉴욕에서 속물 부자의 비서로 지내다 이삿짐 센터 직원이 된 사연과 남자친구를 만나 파리로 가게 된 것, 그리고 파리에서 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생소함에 대해 말하던 섹터들이 기억에 남는다. 게이의 남다른 내면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 않는가 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런 책이야말로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지도...아님, 그 편견이 심화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