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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둠의 근원
제임스 엘로이 지음, 이원열 옮김 / 시작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과거엔 스릴러 작가가 그냥 되는 것인줄 알았다. 재능만 있다면 말이다. 연쇄 살인범이나 학대자들, 그리고 인육을 먹는 엽기 살인범, 강간범등을 책 속에 풀어 놓는 작가들을 보면서 참 이런 심리를 어떻게 다 알까 궁금하기만 했다. 그 궁금증을 풀어준 작가가 바로 이 사람이다. 제임스 엘로이.
결론적으로 말하면, 보통 사람들인 연쇄 살인범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통 사람은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는 작가는 되지 않는다는걸 알게 해줬다. 어찌나 심난하고 기괴하며 상식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주시던지...그가 자신의 어두운 심리를 바탕으로 글을 써서 성공한 것은 정말 다행이다 싶었지만서도, 거기에 이르기까지 그의 변태적인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아마 본인 자신도 자신의 어린 시절의 삶에 대해 무척이나 불만이 많을 듯. 절대 아이들이 살아야 하는 삶은 아니니 말이다.
무능력한 난봉꾼인 아버지와 헤어진 엄마는 아버지를 피해 이사를 간다. 혼자 몸으로 나를 키우던 엄마는 어느날 저녁 나갔다가 강간 살해범에게 살해되고 만다. 블랙 달리아라는 이름이 붙여진 엄마의 사건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결국 범인은 잡지 못한다. 알콜 중독자였던 엄마에게 질렸던 나는 아빠와의 생활이 시작된다는 생각에 흥분한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제약이 없는 아이들이 꿈꾸는 생활을 하게 된 제임스는 곧 그 생활이 그다지 유쾌하지 못하다는걸 알게 된다. 엄마가 강간 당한 후 살해되었다는 강박은 그로 하여금 범죄 심리물에 심취하게 만들고, 곧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생활로 넘어가게 된다. 같이 살긴 하지만 버려졌다 시피 방임으로 큰 제임스는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깽패들과 어울리면서 섹스와 마약에 심취하게 되는데...
괴물을 쫓다보면 괴물이 되버리고 만다는 말이 있다. 엄마가 살해됨으로 인해 어린 시절을 어둠속에서 보내야 했던 한 소년의 기괴한 일상이 작가의 손에 의해 펼쳐지는데 참 읽기가 무척 고역이었다. 그가 어른이 되서 그나마 제대로 된 삶을 살게 된 건 얼마나 행운인지...다행히도 지금은 좋은 여자를만나,어린 시절의 자신을 냉정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하니, 이거 기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정신력이다. 나이가 들어서 이제 엄마를 다시 조명하게 됐다는 그는 지금도 엄마를 죽인 범인을 찾고 있다고 했다. 참 가여운 인생이다. 평생을 그런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긴 생명을 강간 살해범에게 빼앗긴 제임스 엘로이 엄마에 그 가여움을 비하겟는가 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