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의 단편집이다. 하루키의 단편도 꽤 괜찮다고 하는 말에 주저없이 선택하게 된 책, 무엇보다 빵가게 습격이라는 말에 솔깃했다. 무슨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참신하고 귀여웠다. 뭐랄까. 진짜 배가 고플때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장난감 권총을 갖고서라고 빵가게 습격에 나서고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달까. 

결혼 2주째. 배가 고파 잠이 깬 나와 아내는 허기에 잠 못 이루며 무언가 먹을 것이 없을까 이것저것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냉장고를 뒤져도 나오는 것은 맥주와 쓰잘데기 없는 버터뿐, 그것으로는 허기가 가시지 않는다는 판단에 오래전 배가 너무 고파서 빵가게를 습격했던 일화를 아내에게 털어놓는다. 그 이야기에 솔깃해진 아내는 이참에 함께 빵가게를 습격하자면서 나를 부추기는데... 과연 새벽녘에 우리가 습격할 빵가게는 찾아질 것인가? 찾아진다고 해도 과연 우리가 다시 빵가게를 성공적으로 습격할 수 있을 것인가?  

참으로 귀여운 아내와 남편이었다. 뭐, 어쨌거나 습격이라 당하는 입장에선 그다지 기분 좋을리 없겟지만서도, 소설이니까, 재밌게 읽었다. 돈이 아니라, 빵을 훔친다는 설정이 조금은 낭만적으로 들려오는 측면도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단지 장난으로 빵가게 습격한다면 문제가 있을 듯. 그걸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전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그외 <코끼리의 소멸>이라는 작품도 재밌었다. 미국대학에서 일본 문학 텍스트로 쓰고 있다고 은근히 하루키가 자랑하던데, 그럴만한 작품이지 싶다. 이야기가 신비로우면서도, 완성도가 있으니 말이다. 그외 다른 작품들은 둘에 비하면 그다지 잘쓴  작품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애매작으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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