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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거짓말의 기억 ㅣ 디 아더스 The Others 3
로사 몬테로 지음, 송병선 옮김 / 푸른숲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맘에 들지는 않지만 습관처럼 결혼 생활을 유지해 나가고 있던 루시아는 휴가를 맞아 남편과 여행을 가기로 한다.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 전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간 남편이 왠일인지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비행기를 놓친 루시아는 도대체 남편이 어디로 증발한 것인지 기가 막힌다. 경찰에 신고를 하긴 했지만 그들 역시 난감해 하기는 마찬가지, 루시아는 귀신에 홀린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서 그녀를 맞이하고 있던 것은 한 통의 협박편지, 내용은 몸 값을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난 돈이 없는데...를 외치던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은행 비밀 계좌에 돈이 있으니 가져다 달라는 전화를 받게 된다.
남편이 사라진 것도 모라자 이제 남편을 구해야 하는 입장이 된 루시아는 자신은 그런 일을 해낼 수 없다며 벌벌 떤다. 그런 그녀를 안심시킨 것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노인 펠릭스, 한때 무정부주의자이자 투우사 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루시아를 기꺼이 도와준다. 처음엔 그런 그를 마뜩잖아 하던 루시아도 자신의 처지가 처지인만큼 그의 도움을 받아 들이기로 한다. 거기에 하는 일 없이 빈둥대던 아드리안이라는 청년마저 남편 구하기 프로젝트에 참가하기에 이른다.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전혀 낯선 존재들이었을 셋은 똘똘 뭉쳐 사건을 헤쳐 나가게 된다. 남편 구하기 프로젝트가 길어짐에 따라 루시아는 점차 자신의 현실을 돌아보게 되는데...
공허한 결혼 생활을 마지못해 유지하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있던 여인이 남편의 실종 사건을 겪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로드무비 형식의 소설이다. 공항에서 실종이 된 남편이라..어딘지 식상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야기 전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의 작가인 로사 몬테로는 얼마전 읽은 < 데지레 클럽>의 작가이기도 한데, 역시나 예사롭지 않은 상상력에 이야기를 잘 꾸며 나가는 재주가 있는 여성이지 싶다. 전혀 다른 종류의 이야기를 시침 뚝 떼고 써내려 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얼핏" 남편 구하기 "식의 추리 소설이나 모험 소설이 아닐까 싶으실텐데, 그보다 본질은 여성 자신이 자신을 탐구해 나가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간다는 페미니스트 성격이 짙지 않는가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남미 여자들 참 기가 세다는 것이다. 본 받고 싶었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