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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ㅣ 디 아더스 The Others 1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시끌벅적한 휴가철을 보내고 비로서 조용한 가을을 맞이하고 있던 휴양지 코브 마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주부 베스가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는 것, 8년동안 사건 사고 없이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아무도 자원하는 사람이 없어 어거지로 순경이 된 시오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딘지 석연치 않은 베스의 주변, 시오는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라는 상사의 명령을 무시하고 조사를 시작한다. 평소 베스가 항 우울제 처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오는 마을의 정신과 주치의 밸러리를 찾아간다. 베스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은 밸러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항우울제 처방 대신 위약을 투약하기로 마음 먹는다. 곧 마을은 우울한 사람들로 넘쳐나고, 마을 사람들의 우울함을 먹고 사는 술집 주인 메이비스는 갑작스런 호황에 쾌재를 부른다. 그녀는 장사를 위해 우울한 노래만 불러대는 블루스 가수 캣 피쉬를 고용하고, 갑작스럽게 우울하고 염세적인 그림을 그리게 된 전직 교사는 각광을 받게 된다.
한편 코브 마을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 우울에 반응하는 바닷 괴물이 깨어나 마을로 들어온다. 가리는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던 괴물은 왕년의 포르노 스타이자 현재 마을의 왕따신세인 몰리의 집까지 오게 된다. 괴물이 사람을 집어 삼키는 것을 목격한 몰리는 자신이 드디어 정신줄을 놓았구나 걱정하기 시작하는데...
정신과 주치의가 항 우울제 처방을 금지했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에 의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 라는 지극히 단순하게 보이는 상상력으로 시작하는이 소설은 의외로 가지를 잘 펼쳐 나가는 나무처럼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고 있었다. 우울을 먹고 사는 바닷 괴물이라는 설득력없는 캐릭터를 가지고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 가겠나 싶었는데, 왠말씀~~~! 이야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생동감 넘치다 못해 마치 한 마을의 소동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하지만 작가가 바닷 괴물이라는 괴상한 캐릭터만으로 이 책을 승부한 것으로 보심 곤란하다. 바닷 괴물 못지 않게 기괴한 개성들을 자랑하는 마을 사람들의 각각의 개성들이 확연히 녹아있는 소설이었으니 말이다. 일단 재밌고, 흥미진진했으며, 인물 하나 하나에 대해 성격을 불어넣는 작가의 솜씨가 초짜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나 우울증에 대해 심도있는 조사를 해서 책 속에 풀어넣었다는 점이 맘에 든다. 겉핥기가 아닌, 우울증에 대한 최신 보고서로써도 손색이 없는 책이었으니 말이다. 적어도 책을 쓴다 하면 이 정도는 조사를 해야 되나보다 싶게 꼼꼼하고 방대한 조사도 그랬지만 우울증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는 깨인 시각도 작가로써의 책무를 다하는 듯해서 좋았다. 곳곳에 박혀 있는 유머는 덤, 우울한 코브 마을이라고 해서 비관적인 책이라고 생각하심 오해다. 비틀어진 유머가 일품이니 말이다. 하니 행여 우울해질까 걱정할 필요없이 보셔도 되겠다.그러게 모두 괜찮은 결말이라고 하질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