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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스 포커 - 월가 최고 두뇌들의 숨 막히는 머니게임
마이클 루이스 지음, 정명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너무 생생해서 소설같이 읽히는 회고록이다. 대학 졸업후 백수 신세이던 마이클 루이스는 연줄을 통해 '살로만 브러더스'에 입사하게 된다. 쟁쟁한 다른 신입사원들과 함께 살벌한 연수를 받고난 그는 채권 트레이더로 활약하게 된다. 돈 장사를 하면서도 돈에 대해선 말을 하지 말라는 불문율이 있는 살먼 부라더스, 곧 그는 채권트레이더로 성공하려면 포커 페이스가 있어야 한다는걸 깨닫는다. 트레이더란 기본적으로 라이어스 포커와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화려한 겉보기와는 달리 실제 자신이 하는 일이 하이에나 같은 더러운 일이라는걸 깨닫게 된 루이스, 하지만 그 역시도 성공을 향한 기차에서 내리길 거부한다. 자신의 상사나 동료들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이한 사람들임을 알게 된 루이스는 특유의 관찰력으로 그들을 분석해 나가기 시작한다. 낙하산이기 때문에 성공이 어렵지 않을까 하던 우려는 기우였음이 밝혀지고, 드디어 성공 가도에 오르게 된 루이스는 남부의 마지막 신사라고 할만큼 도덕의 화신인 변호사 아버지와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아버지가 상상도 못하는 고액의 연봉을 받지만 실상은 그저 허울좋은 채권 세일즈맨, 연봉을 많이 받기 위해선 실적이 좋아야 하고, 실적이 좋으려면 자신을 믿는 고객들을 속여야만 한다는 사실에 그는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데...
증권회사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알고 싶으신 분들은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로 두말할 필요도 없이 탁월한 책이다. 묘사 자체도 그렇지만 인물을 파악하는 면에서 마이클 루이스는 이보다 더 통찰력 있을 수는 없다 싶을 정도다. 거기다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건만 상사건 상사의 아내건 속시원히 까발려 주는데는 두손 두 발 다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로 쓰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을텐데, 적어도 그는 그런 것에서 자유로운 것 같아서 무척 부러웠다. 하긴 너무 적확한 표현들에 당사자들이라도 오히려 감사를 하고 싶지 않을까 싶었다. 책 속에 이름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감사를 해야 할 정도로 수작이니 말이다. 증권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속에서 성공을 움켜쥐려는 인간군상들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흥미로운 인물들의 뒷담화가 듣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해주는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