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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은 비둘기파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3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폐업 일보 직전의 광고 회사 유니버설 광고사에 거금의 계약금이 굴러 들어온다. 이게 왠 떡이냐고 감격에 눈물을 흘리기도 전에 그들은 클라이언트가 야쿠자인 <비둘기 파>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의 주장인 즉, 자신들을 괜찮은 회사로 인식시켜 달라는 것, 순간 돈의 유혹에 넘어간 사장을 원망하면서 그들은 계약을 취소시킬 계략을 세우기 시작한다. 능력이 없다. 우리 같이 쬐끄만 회사 말고 탄탄한 회사를 찾아가 달라는 솔직하고 진심어린 간언에도 불구하고, 비둘기 파는 자신들은 그렇게 변덕이 심한 사람들이 아니라면서 충성을 다짐한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홍보 광고를 찍어야 하는 유니버설 광고팀은 머리에 머리를 쥐어 짜서 묘안을 내 놓는데...
아무 생각없이 보면 그야말로 흐믓하고 인간적이며 킬킬대며 읽기 딱 좋은 책이었다. 눈 한번 치켜 뜨는 것으로 부하들을 휘어 잡는 야쿠자 두목이 7살짜리 아들에게 쩔쩔 맨다던지, 광고 회사 직원들이 딴 맘 먹지 못하게 감시하러 온 부하가 점차 직원들의 사정을 봐주게 된다던지, 경계를 하면서 몸서리를 치던 야쿠자들에게 점차 인간적으로 동화가 된다는 설정들은 그야말로 어른용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지만 그럼 어떤가? 재밌으면 되지.라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으로 읽으면 아주 그만인 소설이라고 보면 되겠다. 사실은 너무 재밌게 봐서 저자의 다른 책도 다 보게 됐는데, 알고보니 제일 재밌는 책 쪽에 속하더라. 심각한 일이 있어 웃고 잡다는 분들은 한번 보심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