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스투어 - 세상에서 제일 발칙한 요리사 앤서니 보뎅의 엽기발랄 세계음식기행
앤서니 보뎅 지음, 장성주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키친 컨피덴셜>이라는 책을 쓴 뒤로 스타 요리사 자리에 오른 앤서니 보뎅은 점차 요리사의 일이 자신에게 벅차다는걸 느끼게 된다. 안식년 겸, 요리에 대한 열정을 되찾을 겸 그는 세계를 돌아보며 새로운 요리를 맛 보기로 한다. 처음엔 그 여정을 바탕으로 책을 쓸 생각이었으나 곧 일은 커지고 말아 다큐멘터리를 찍는 대 공사가 되고 만다. 카메라 스탭과 피디를 데리고 다니면서 세계 미각 여행을 떠난 보뎅이 쓴 일지를 묶은 것이다.  TV용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본인의 솔직한 심정이 빼곡히 적혀져 있다는 것이 장점,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요리들을 눈으로나마 보게 되는 것도 좋았지만서도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확실히 일류 요리사가 되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저자의 미각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하다는 것이 글속에서 묻어났기 때문이다. 좀처럼 책을 읽으면서 구역질 하지 않는데, 유독 이 책을 읽으면서 구토가 자주 일어났던 것도 저자의 미각에 대한 집착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냄새건 미각이건 간에 그에게 다가오는 모든 감각들을 세세히 묘사하는 그의 서술 방식, 그처럼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다면 나는 아마도 살아남기 힘들었을 듯...잘만 활용하면 요리사로써 성공할 수 있었겠지만서도 말이다. 

일류 요리사는 체력이 출중해야 한다. 요리사는 미각을 좋아야 한다. 요리사는 양심적이여야 한다. 요리사는 용감해야 하고--힘든 일이나 일이 한꺼번에 밀려 드는 것을 겁내지 않아야 하니까--사람들 잘 다뤄야 한다...요리사로써 요리사의 세계를 까발려 주는데 그만한 사람이 없지 싶다. 뷔페는 왠만하면 먹지 말 것과 식당 추천 요리 역시 안 먹는게 좋다는걸 그를 통해 처음 알았다. 역시나 같은 업계 사람이 들려주는 영업 기밀이 최고다. 나같이 주는 대로 먹는 사람은 죽었다 깨나고 몰랐을테니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저자의 말투가 좀 거칠다는 점이었다. 욕설이나 비속어가 남발하는데, 금세 이해된다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 아니라 문장속에서 비속어는 좀 걸리적대기 마련이다. 글을 왠만큼 쓰는 사람이긴 했지만, 듣기에 세련되게 욕하는 방법만은 아직 터득하지 못하시지 않았나 한다. 하긴 그걸 제대로 터득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싶지만서도, 그런 이해가 용서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한다. 참, 완벽한 한끼를 찾고자 하는 그의 소망은 이뤄졌을까? 그렇다고 한다. 몇번이나 천국에 다녀왔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세계는 넓고 먹을 것은 널렸다는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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