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여러 불가능한 소망들
에일렛 월드먼 지음, 신정훈.이정윤 옮김 / 프리뷰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뒷 표지에 이 책을 세번이나 읽었다는 한 작가의 말에 비웃고 말았다. 세상에...세상은 넓고 읽은 책은 널렸구만, 뭐 읽을게 없어 이런 책을 세번이나 읽나? 책이 재밌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면 좀 더 그럴 듯한 말을 하는데 나았을 성 싶구만 말이다.  

대형 로펌에 취직한 에밀리아는 선배 변호사인 잭에게 한눈에 반하고 만다. 그가 자신의 반쪽임을 알아본 그녀는 그가 한 아이의 아빠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라는 사실은 접어두고 그에게 무차별적으로 접근한다. 결국 잭을 이혼시키고, 그와 결혼한 에밀리아는 자신이 의붓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남편을 사랑하니 남편의 아이도 사랑할 줄 알았던 그녀는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더군다나 잭과의 사랑의 증표인 딸이 태어나자 마자 이틀만에 죽고 말자 에밀리아의 삶은 뒤죽박죽이 되버린다. 자신의 아이의 죽음을 채 받아 들이기도 전에 남편의 아들인 윌리엄을 돌봐줘야 하는 처지가 되버린 에밀리아는 조숙한 다섯살 윌리엄이 마치 악마처럼 느껴진다. 남편이 자신과 윌리엄 사이에서 전전긍긍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자신을 어쩌지 못하는 에밀리아는 점점 더 자신이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 자신이 없어 지는데... 

불륜을 자신의 가정을 깬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본인이 남의 가정을 깬 당사자가 되어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전형적인 자의식을 가진 여인네의 이야기.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주인공이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단점. 결론이 해피엔딩이긴 했지만, 싸가지 없는 여주인공에 공감을 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남의 남편을 빼앗은 댓가로 의붓엄마가 된 여자의 갈등이 잘 그려졌다고 할지는 모르겠으나, 신경을 긁어 대는 것 같이 만나는 사람마다 긁어대는 주인공이 끝내는 끔찍해졌다. 도무지 이런 여자를 이겨내는 남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 아니면 가엾다고 해야 하나? 똑똑한 여자들은 피곤해, 라고 말하던 남자들이 이해되던 소설. 

추신--남의 가정을 깬 여자도 괜찮은 의붓엄마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려한 소설이지 않는가 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 책을 보면서 괜찮은 의붓엄마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쉬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적어도 이 소설속에 나오는 주인공 같은 여자라면, 그녀가 좋은 의붓엄마가 된다는 것을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왜냐면 아이를 너무 이해 못하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여자일뿐. 그런 사람은 의붓 엄마가 아니라 자신의 아이도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 적어도 내 경험에 비춰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저자 본인을 투영한 주인공을 만들어 낸 듯 했는데,  과연 미국 여성들로부터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들을만도 한 여자란 생각이 든다. 말을 하는걸 보면 그렇게 얄밉지 않던데, 글을 쓸걸 보면 확실히 얄미운 걸 보면, 아무래도 싸가지 없는게 맞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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