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냐 추녀냐 - 문화 마찰의 최전선인 통역 현장 이야기 지식여행자 3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통역사의 세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종사하고 있는 분이 아니라면, 읽는 동안 이걸 내가 꼭 읽고 있어야 하나로 몇번은 갈등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던 책. 

저자가 통역사를 하면서 겪은 황당한 실수들과 에피소드들, 그리고 두 나라의 언어를 중개하다보면 피할길 없는 어려들과 특히 순발력과 기억력이 요구되는 동시통역사의 애환들을 적어 내려 가고 있는 책.  

따로 따로 수십년 동안 잊어버릴 만할때마다 하나씩 듣는다면 재밌는 일로 들릴 수도 있을 일화들을 한꺼번에 쏟아 내는 통에 결국엔 지루해진다는 점이 단점. 거기다 통역사라는 한정된 직업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들이라서 과연 내가 이걸 읽는다고 해서 어떤 보람이나 도움이 될까 저의기 의심스러웠다.--다시 말해 난 통역사가 아니다. 앞으로도 될 생각이 전혀 없고, 가능성도 없으며, 의지도 없다.-- 

단지 통역사에 관한 일화라 재미가 없는 것일까 싶지만, 의사나 요리사들의 직업적 애환을 다룬 책들중에서도 재밋는 것이 있는걸 감안하면 그저 저자의 필력이 그다지 출중하지 못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한마디로 저자가 이야기를 그렇게 맛깔나게 이어가는 재주는 없는 분이 아니셨는가 싶다.책을 엄청나게 읽으신 분이라고 하던데,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도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는 재주를 향상시키지는 못한다는걸 보여주는 산 증인이 아닐까 한다. 약간은 고지식하고, 책임감 넘치며, 착하고 성실하며 참한 분인 것은 같지만, 자신에겐 너무도 흥미롭고 재밌는 일이 남에게는 한없이 지루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건 모르는 듯 하더라.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통역에 관한 일화에 나는 끝내 손을 들고 말았으니 말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일화를 몽땅 쏟아 내겠다는 각오가 아니라, 흥미롭게 들리기 위해 조금은 덜어내고 여유롭게 구성 했으면 이보다는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참. 그래도 제목은 잘 지은 것 같다. 미녀냐 추녀냐가 매춘부와 통역사에는 전혀 상관이 없더라는 뜻에서 지은 뜻인데, 어찌 되었건 능력이 우선이라는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지 않는가 한다. 뭐, 보는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이 하는 일을 매춘부에 비교하면서 은근히 둘을 다 깔아 뭉개는듯한 뉘앙스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서도 말이다. 실제로 매우 능력있는 통역사였다는 저자, 겸양이 지나치면 자만으로 비춰 질수도 있다. 글을 쓸때 지나친 겸양은? 지루함으로 직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어쨌거나 유명하다는 일본 여류 작가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처음 읽어 보았는데, 유명세에 비해선 내게 그닥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자신 만만한 여성의 글을 더 좋아하는 내 취향에 맞지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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