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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하트 - Crazy Hear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한때 이름을 날리던 컨트리 가수였던 배드 블레이크는 이제 한물 간 가수다. 완전히 파산 신세인 그는 미국 시골 전역의 술집을 다니면서 노래를 해서 생계를 유지한다. 그나마 아직도 그를 알아봐주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래하긴 하나, 그가 알콜중독이라는 것은 그를 가는곳마다 힘들게 한다. 마지못해 이곳 저곳 불러주는 곳마다 노래를 부르러 다니던 그는 간만에 인터뷰를 하겠다는 기자를 만나자 기분이 좋다.
10년동안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던 신문기자 진은 배드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섹스를 하게 된다.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하룻밤 상대가 아니었던 진은 배드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진의 다섯살배기 아들을 본 배드는 오래 전 헤어진 자신의 아들을 떠올린다. 진과 진의 아들에게 잘해주고 싶었던 배드, 하지만 술이라는 복병은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어떻게 노래를 만드는가라는 진의 질문에 기타 하나 가지고 힘들이지않고 뚝딱 노래를 만드는 배드는 진을 위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한다. 자존심을 접고 자신이 키운 대 스타 토미 스윗을 만나러 간 배드는 그와 함께 일을 해보기로 한다. 자신이 달라졌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던 배드는 진을 집으로 초대하나, 배드는 그만 술을 먹고 진의 아들을 잃어 버리는데...
어릴적 좋아하던 배우였던 제프브리지스가 나온다길래 얼씨구나해서 본 영화다. 어쩜 그리도 역에 충실하게 영락한 중년의 가수를 연기하던지, 딱 배드 블레이크 다웠다. 나이가 들으니 제프 브리지스는 어쩜 그리도 늙은 닉 놀테와 닮았던지, 그가 출연했다고 해도 믿겨질 정도였다. 젊었을때는 전혀 닮은 줄 몰랐었는데, 왜 지금은 똑같아 보이는지 의문이다. 막 살다보면 그런 얼굴이 되는 것일까? 갑자기 늙는다는게 두려워 진다.
종합해서 보자면 영화 자체로는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았다. 하긴 늙은 알콜 중독자의 이야기가 뭐 그리 재밌겠는가? 술집을 전전하며 술 먹고 헤롱대질 않나, 술이 너무 땡기는 바람에 대낮에 아이를 술집에 데리고 가다 잃어 버리질 않나, 도무지 애정이 안 생기는 주인공이었다. 갑작스런 여자 주인공과의 애정씬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그때문이다. 진짜 그녀는 그를 좋아한 것일까? 노래를 좋아해서 배드를 좋아하는가는 모르겠는데, 아무리 봐도 무리한 인연에 어색하기만 한 사랑이었다. 영화를 위해 억지로 만들어 낸 사랑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다보니 다른 영화에서는 너무도 멋지던 매기 질렌홀의 연기도 어딘지 빛이 바랬다. 안 어울리는 역을 맡은 듯 초라했다고 할까. 아마도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면 좀 더 설득력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럼에도 제프 브리지스나 콜린 파렐, 로버트 듀발의 연기는 좋았다. 오히려 그들의 영화라고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