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 - 자연 기하학 그리고 인간, 세계건축산책 1
도미나가 유주루 지음, 김인산 옮김, 우영선 감수 / 르네상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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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는 이미< 동방기행> 이라는 책에서 만난 작가이다. 본업이야 건축가이시지만 아마 화가로써도 작가로써도 손색이 없던 분이셨던 모양이다. 한 분야만이라도 성공한다는게 쉽지 않다는걸 감안하면 손대는 것마다 주목받는 이 양반,  천재긴 하셨나 보다. 동방기행이라는 책을 분명 읽기는 했는데 책이 예뻤다는걸 제외하곤 기억에 남는게 없는걸 보다. 그다지 인상적이진 못했다는 뜻이다. 아마 그땐 뭘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 그랬을 수도 있다.다른 리뷰어의 말에 의하면 그렇다고 하니 말이다. 아님 그저 책 자체로 인상적이지 못했을수도 있지만서도, 어쨋거나 르 코르뷔지에를 염모하는 사람들에겐 그 책이 성경같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미래의 그를 만든 토대가 된 여행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말이 옆으로 샜다. 이 책은 르 코르뷔지에를 존경하는 일본인 건축가가 그의 일생을 따라 여행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마치 좋아하는 작가의 일생을 따라가는 것처럼 그 역시 르 코르뷔지에의 여정을 숨 죽이며 따라다니고 있었다.그의 어린 시절 자연과의 감화를 각인시켜준 스위스 쥐라 숲,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건축을 구상하게 된 파리, 아뜰리에와 가정집을 혼합시킨 라로슈 주택, 외딴 숲에 지중해를 연상시키게 하는 맑고 깨끗한 시간을 만들어낸 사보아 주택, 문외한이 봐도 잊기 힘든 개성을 지닌 롱상 성당, 기하학적인 풍경을 만들어낸 수도원과 그가 쉬기 위한 공간으로 건축한 오두막등...  

 르 코르뷔지에의 삶과 그의 건축물을 간략적으로 읽어내기 부족함이 없었다. 아마도 그건 저자 자신이 그를 너무도 존경하고 조금이라도 배우려 하는 자세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무엇보다 그의 건축물 자체를 다양한 시선에서 잡은 사진으로 통해 설명해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한번 보느니만 못하니 말이다. 작가가 왜 그리도 그를 존경하는지 이해가 되었다고나 할까. 어떻게 천재는 만들어지고 성공하게 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위대한 건축물들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던 나로써는 그 안에 수많은 노고와 비밀과 애정과 열정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말았다. 물론 천재적인 아이디어 역시... 

만일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해 우리가 만들어낸 건축물들을 본다면 그가 아무리 지적으로 우수한 별에서 왔다고 해도 인간의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만든 위대한 걸작들이니 말이다. 르 코르뷔지에가 그랬던 것처럼, 비록 그가 자각을 못했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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